『 막둥이와 쌍둥이 』

정장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국회에 첫 등원을 한 유시민 의원이 화제에 올랐다. 한바탕 웃고 지나갔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을 터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찬반 양쪽으로 나뉘어 격론을 벌였다.

그런데 두 쪽으로 갈라진 우리 사회에 비해 국회는 아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국민들을 안심(?)케 했다. "탁구 치러 왔느냐"며 퇴장하는 의원들에다 아예 결석한 의원들, 유 의원을 불러 격려하는 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복장규정을 황급히 찾아보는 야당 총부까지….

어찌됐든 라운드 티셔츠에 재킷, 면바지에 캐주얼화가 '법'에 어긋나지는 않았던지, 유 의원은 의원선서는 못했지만 그날 국회의원으로서 첫 표결에는 참여했다.

그런데 이렇게 모두 법을 지켜가는 와중에 개혁국민정당이 '불법'을 저지르고 말았다. 유 의원의 옷차림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반발을 일러 '막동이 길들이기'라고 지칭하고 말았던 것.

'막동이'는 잘못이다. 접미사 '-둥이'만 표준어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염동이, 막동이, 쌍동이, 업동이, 재롱동이, 칠삭동이, 해방동이'는 모두 '귀염둥이, 막둥이, 쌍둥이, 업둥이, 재롱둥이, 칠삭둥이, 해방둥이'로 써야 옳다.

원래 '-둥이'로 쓰던 '검둥이, 바람둥이, 흰둥이'는 당연히 그대로 쓴다. '쌍동이'를 '쌍둥이'로 고쳐야 한다니까 '쌍동선雙胴船'이나 '쌍동밤雙童一'을 '쌍둥선, 쌍둥밤'으로 고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하거니와 '쌍동'을 '쌍둥'으로 고치는 게 아니라 접미사인 '-동이'를 '-둥이'로 고쳐야한다. '쌍동선'이나 '쌍동밤'은 접미사 '-둥이'와 전혀 상관없는 말들이니 그대로 둬야 한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