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면 최택현 의병부대와 공동작전

 하루는 영산포에서 주재(駐在)하고 있던 일본 헌병이 함평 나산(羅山)으로 통하는 길을 지나  간다는 정보를 입수한 박민수는 그 길목에 복병(伏兵)을 잠복시켜 3-4시간 기다리게 했으나 일본 헌병은 지나가지 않았다.

정보가 새어나간 걸 눈치 챈 일본 헌병이 다른 길을 택했던 것이다. 거짓 정보로 인식한 박민수는 잠복을 해제하고 죽곡면(지금의 왕곡면) 철천(?川)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일본 헌병이 이를 알아채고 급습(急襲)하였다.

 갑작스레 당한 일이라 의병들은 갈팡질팡하였지만 박민수는 의연(毅然)히 대처하였다. 일본 헌병과 박민수 부대 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박민수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 쳐라”

교전이 계속 될 경우 피해를 입은 일본 헌병이 민가에 불을 지르고 마을 주민들을 학살할까 염려해 해산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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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의병장은 곧바로 사닥다리를 세워 마을 샘 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날 전투에서 그의 동생이면서 박민수 부대의 호군장(護軍將) 박양수(朴良洙)가 전사하고 말았다.

그 이전에도 일본 헌병 통역특무조장 김현규(金顯奎)의 밀통(密通)을 받고 영산포 헌병대를 급습하려고 영산면 농소리(農所里)에 의병을 숨기고 밤을 기다리다가 일본 헌병에게 포위를 당하기도 하였다.

박민수 의병장처럼 문중(門中)이 거족적(擧族的)으로 일어났던 다시면 수성(隋城)최씨 최택현(崔澤鉉) 의병과 공동작전을 벌이기도 하였다. 최택현이 의병을 조직하면서 아들 윤용(潤龍)과 종형(從兄) 광현(匡鉉), 종제(從弟) 병현(柄鉉) 등 20여 명이 참여하여 영산포에서 주재하는 일본헌병과 일경(日警)을 공격하여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07년 음력 8월 10일, 함평균 학교면 석정리(石亭里)에서 영산포헌병분대에 소속한 일본 헌병 40여 명과 교전을 벌인 최택현 의병부대는 일본 헌병 대부분을 사살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최택현과 아들 윤용, 종형 광현, 종제 병현이 숨지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최윤용의 부인 나주임씨는 시아버지와 남편의 전사 소식을 듣고 샘에 투신하여 자결하였다. 그 효열비(孝烈碑)가 다시면 동곡면 동촌부락 앞에 세워져 있다.

 최택현 가족이 모두 전사한 석정리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박민수가 이끄는 의병부대도 합류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그 후 의병싸움에서 죽음을 면한 박민수가 은둔생활을 할 때 최씨 문중에서 그를 3년 동안 마을 뒷산에 숨기고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여 같은 전우로서 동지애를 보였다고 전한다.

영암군 금정면 능수골 전투에서 전사
 
 박민수의 아버지 박찬욱(朴?郁)은 동학농민전쟁 때 전라도 도사령을 역임하였으며, 박민수는 훈육관으로 교육을 담당하여 나주수성의 공을 세웠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박민수는 그의 동생과 종제, 생질을 데리고 금계동을 떠나 다시면 문암골로 들어가 의병을 일으켰다. 1907년부터 본격적인 의병전투에 참가한 그는 1909년 2월 27일 영암군 금산 능수골(지금의 금정면 일대)에서 전사하였다.

 하나뿐인 동생이 하루 전날 왕곡면 철천 전투에서 사망하자 슬픔을 참지 못하였다.

“동생이 죽었는데 살아서 뭐하겠느냐”

영암군 금정면 능수골로 향한 그는 마지막 전투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다음날 일본 헌병이 박민수의 집으로 찾아와 그의 시신을 찾아가라고 통보해 주었다.

능수골 전투에서 박민수는 한 마을에 사는 이유석 의병과 노봉실 의병을 집으로 보내 두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유석 의병과 노봉실 의병이 박민수 의병장의 아들을 업고 능수골로 처와 가족을 데려갔다.  박민수 의병장이 전사한 자리에 나무비가 세워져 있었다.

‘나주 남문 안 박 대장 묘’

시신을 찾아와 지금의 다시면 운전면허시험장 뒷산으로 모셨다.
박민수 의병장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처가 눈물을 흘리자 일본 헌병 한명이 통역관을 시켜 뭐라고 말하였다.

“좋은 일을 하다 돌아가셨으니 자식을 잘 가르치시오” 

40살의 젊음을 국가에 바쳤지만 그의 가족은 이후 가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박민수 의병장이 숨질 때 아들은 9살이었으며, 그의 동생의 아들은 7살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