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평면 금성산 일대에서 활동
혈연관계로 맺어진 박민수 의병부대

1905년 을사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이에 항거하기 위한 의병이 전국에서 크게 일어났다. 호남지방에서도 기삼연과 기우만, 고광순 등 전기의병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다시 창의를 모색하였다.

호남지방에서 중기의병을 주도한 의병장들은 대부분 유생들로 성리학적 도를 수호하기 위한 명분론을 극복하면서 반침략적 보국의병을 목표로 삼았다.

▲ 을사조약 체결 축하 기념촬영을 하는 일본군 장성 및 일본 공사관들

일본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하여 죽기로 결심한 의병장들은 전기의병이 중요시했던 성리학적 도의 훼손이나 단발조치를 성토하기보다는 ‘척일(斥日)’과 ‘보강토(保疆土)’를 강조하였다.

중기의병의 창의이념은 반침략적 보국이었다. 이는 의병을 주도한 유생들이 국가적 현실을 자각함으로써 가능하였다. 성리학적 명분론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유생들이 국가와 민족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주에서도 을사조약을 계기로 또 한번의 의병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 시기 호남지방 의병장들은 을미의병 당시 가담한 인물들이 주동적인 역할을 하였으나, 나주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을미의병을 주도했던 정석진의 처형과 단발령을 계기로 관찰부가 광주로 옮겨지는 대내외적인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을미의병을 주도하였던 향리와 유생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다시면 가운리 출신인 박민수(朴珉洙)가 의진을 갖추고 금성산 일대를 무대로 유격전을 전개하였다.

대    장: 박민수
선 봉 장: 문준호(文準鎬), 박민수의 생질(甥姪)
포 병 장: 정병균(鄭丙均)
호 군 장: 박양수(朴良洙), 박민수의 동생으로 봉활 철천리 전투에서 사망함.
군기출납: 박사거(朴士擧), 박민수의 종제(從弟), 대구형무소에서 교수형을 당함.
중군포병장: 이군보(李群甫)
탐정(探情): 김원숙, 박재홍, 임종기, 최창홍, 천보총, 김만봉, 주영선, 이치열, 이군보, 이양상
산포장(山包將): 김유
의복운수: 이유석, 김재홍, 정석홍, 임수미
연락병: 임종익, 일종철, 배좌양, 박일서

박민수 의병부대에 참여한 주요의병의 대부분은 혈연관계로 맺어졌다. 선봉장을 맡았던 문준호는 박민수의 생질이었고, 호군장 박양수는 동생이었으며, 군기출납을 맡았던 박사거는 종제였다.

박민수 의병부대는 나주의 동서부인 시랑면(侍郞面, 지금의 다시면을 일컬음) 문암(文岩), 승걸(僧傑), 가동(佳洞), 성치(城峙)와 용문면(用文面, 지금의 문평면) 오동촌(梧桐村), 신기(新基), 보광(?光) 마을 등 금성산과 인접해 있는 마을을 요새(要塞)로 삼아 의병을 모집하였다.   

다시면과 문평면에 위치한 금성산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이들은 일본군이 지나가는 길목에 매복하고 있다가 기습하여 많은 전과를 올렸다. 또한 영암과 함평, 무안 등지에서도 모여 들었다.

당시 박민수 의병부대의 규모는 이들이 소유하고 있던 무기를 살펴보면 대략 알 수 있다.

이들은 당시 포 12병(柄)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일본군으로부터 노획한 포 8병(柄), 천보대포 5병(柄), 포수총 10병(柄), 나결성(羅結城)에게 헌납 받은 총 54병(柄), 일본군 다나카(田中)로부터 매입한 총 35병(柄), 일본군으로부터 노획한 망원경 1(具), 장검(長劍)과 단도(短刀) 50합(合) 등으로 무장하였다.

박민수 부대가 소유한 포가 23병(柄), 총은 99자루, 장검과 단도는 50자루 등으로 규모는 대략 100명-150명 정도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가 거느리고 있던 주요 의병이 혈연관계로 맺어져 있었지만 의병대열(義兵隊列)은 군용(軍容)이 엄정(嚴正)하였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체의 행동을 금지하자 이 지역 주민들 모두 박민수 의병장을 존경하였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