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간의 자리다툼이 장기화되면서 나주시의회가 파행 한 달째를 거듭하고 있다. 양측의 의장단 입성을 위한 감투싸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의원간 비방과 음해, 불신 등의 감정싸움으로 치닫으면서 양진영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나주투데이는 이 같은 파행의 근본적인 원인과 원구성까지의 과정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민주당 의장후보 결정 못해 의사일정 변경하면서 파행
파행 원인과 책임, 최인기 의원의 시의회 운영 개입에

나주시의회는 지난 6월 3일 의회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6월 25일 제12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소속 나익수 전의장과 강인규 의회운영위원장이 의사일정 변경을 요구했고, 전체의원 간담회를 통해 의사일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것이 의회 장기파행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 될 줄은 아무도 예감하지 못했다.

당시 무소속 의원들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강력히 반발했었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요구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처리했고, 7월 2일로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연기했다.

특히 의사일정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의회운영위원회의 의결을 받아야 함에도 이들은 전체의원 간담회를 소집해 의사일정을 변경하는 등의 무식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사일정 변경의 이유로 민주당은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의장단 배려 등을 고민하기 위함이라고 내세웠지만 속사정은 민주당이 의장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6월 21일 최인기 국회의원은 정당소속 의원들과 개별면담을 실시했고, 24일에는 지역민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저녁 9시 화순으로 불러 들여 의장후보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최 의원은 나익수 전의장을 후반기 의장으로 다시 낙점했고, 이에 의장출마를 표명했던 강인규 의원과 소속정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했다는 소문.

갑작스런 의사일정 변경에 대해 무소속 의원들은 6월 25일 “의장단 싹슬이는 민의 저버린 횡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당이 전반기에 이어 또 다시 후반기 의장단을 독식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지역구 의원도 아닌 비례대표 2명을 포함해 8명이라는 수적 우세를 앞세워 의장단을 싹슬이 하려는 것은 민의를 저버린 횡포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의사일정을 변경을 감수하면서까지 무소속 의원들은 민주당과 대화와 타협으로 하반기 의장단 선출에 있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2석을 할애받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한 석만을 배려하겠다는 종래의 입장을 굳히지 않았다.

민주당 합숙 등 밀실야합으로 의장단 후보 잠정 결정
무소속에 상임위원장 1석만 배정하기 내부방침 통보

이 과정에서 시의회 운영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연신 부르짖어 왔던 최 의원은 광주 M호텔에서 소속정당 의원들에게 의장후보 결정을 위한 투표실시 통보를 내렸다.

그 결과 4:2로 강인규 의원이 의장후보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었다.
무소속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두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씩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무소속의 바램은 뒤로 한 채 이번에는 초선의원들까지 당에 대한 공헌도를 내세우며 한자리씩 차지하겠다는 욕심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알려진 바에 의하면 최인기 의원이 하반기 의장단 선출을 강인규, 김세곤, 정광연 의원 등에게 일임함으로써 소속정당 의원들의 자리욕심이 내부적으로 정리됐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연기했던 7월 2일, 민주당은 무소속에 상임위원장 1석만 배정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하반기 의장단 선거를 추진했으나 무소속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다음날 민주당과 무소속은 4일 오후에 자유투표로 하반기 의장단 선출을 하기로 합의했었지만 또 무산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민주당 소속 의장후보 내정자인 강인규 의원과 김판근 의원이 아침 일찍 등원했다가 잠적해 버리고, 등원한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 입장 독려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장하지 않아 결국 또 무산된 것이다.

이날 자유투표를 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무소속에게 하반기 의장단 5석이 송두리째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강 의원이 김 의원을 대동하고 부랴부랴 잠적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의장단 선출을 무산시킨 것 아니냐는 후문이 전해졌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한사람도 착석하지 않고 무소속 의원들만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의사국은 7월 7일 오전 10시 개회를 알렸다.

7일 무소속 김종운 의원 돌연 민주당 전격 입당
차기 지방선거 공천 제의설…시민 비난여론 쇄도

이런 와중에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김종운 의원이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민주당의 독선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7일 민주당에 전격 입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의 입당배경에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보장받았다는 것과 상임위원장 내정설, 그리고 김 의원이 공무원 재직 당시 담당했던 업무를 민주당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파고들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설도 있다.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민주당과 무소속이 첨예안 대립을 벌이는 상황에서 정치도의상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의 전격적인 김 의원 빼가기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독식하려는 민주당의 정치 공작이라는 지역민들의 거센 분노와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후 11일 최연장자인 박종관 의원이 임시 의장으로 본회의장에서 의장단 선출을 위한 간담회 형식의 회의를 진행했으나 민주당과 무소속 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밤 12시 자동 산회됐으며, 다음날 12일 의사국은 7월 14일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다시 개의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14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개의했다가 다시 정회를 선포하는 등 시의회는 파행을 거듭했다.

같은 날 본회의장 미등원이라는 방법으로 회의 개의를 저지해왔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당오후 1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입을 열었다.

이들은 “무소속 의원들은 의회 정상화에 참석하라”면서 “무소속 의원들을 뒤에서 조정해 의회를 장악하려는 시장의 욕심과 함께 자신들에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배정해 줄 것을 서면으로 요구한 J의원과 H 의원은 각성하라”는 등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날인 15일 무소속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기자회견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무소속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4일 의장단 선출을 합의해 놓고 본회의에 불참해 의장단 선출을 무산시켜 놓고 7일에는 무소속 의원 빼가기라는 공작정치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특히 J의원과 H의원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서면으로 요구했다는데 이는 사실 무근이며 근거가 있다면 당장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서 파행 원인 책임자로 무소속 J, H 의원 거론
정찬걸 의원 ‘사실확인서 공개’ 민주당 기자회견 반박
강정숙 의원 확인서 변조, 허위 주장하나 함구 일관

J의원으로 지목돼 왔던 정찬걸 의원은 무소속 기자회견 도중 민주당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반박성 자료로 강정숙 의원으로부터 날인 받은 사실확인서를 공개했다.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정찬걸 의원은 강정숙 의원에게 의회 원 구성에 관해 한마디 의견도 나눈 적이 없고, 부의장을 서면으로 보장할 것을 부탁한 일도 없다는 내용으로 전날 민주당이 발표했던 본인관련 성명서 내용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했다.

사실확인서와 관련해 강정숙 의원은 이튿날인 7월 17일 오후 5시 40분에 개회된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과 보도자료를 통해 “정찬걸 의원이 공대한 사실확인서는 변조됐으며, 사실확인서를 이용해 정 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희 바깥양반인 박경중 전 도의원과 평소 절친했던 정 의원이 저에 순수한 마음을 정치적으로 이용,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의 신상발언에 대해 정찬걸 의원은 “강정숙 의원의 사실확인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것은 아닌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면서 “정치에도 상도가 있는 법인데 직접적인 이니셜을 거론하며 파행의 모든 책임을 J의원과 H의원에게 뒤집어 씌워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사실확인서 변조와 허위사실 유포 부분이 있다면 경찰에 고발하라”면서 그에 대한 법적인 처벌은 달게 받겠다며 사실에 근거한 확인서 내용이라는 강력한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강정숙 의원은 뚜렷한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 채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어 사실확인서 변조 진실 공방에서 수세에 몰렸다.

이날 김철수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지역위원장과 상의해 기초의회 의장을 선출하는 것은 정당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대의민주국가에서 너무도 당연한 절차이자 권한행사다”고 이야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인기 의원이 후반기 의장단 선출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의회 운영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말해 왔던 최 의원의 ‘속보이는 거짓말’이 백일하에 들통 나는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 의원들 3일간 단식농성 돌입, 실상은 ‘귀족농성’
무소속에 2석 배정하되 선거는 무기명 투표 실시 요구

7월 21일로 개의 예정됐던 본회의는 또 무산되고 22일부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무소속 의원들의 조건 없는 원구성 참여를 요구하며 갑작스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
들은 단식농성 중인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무소속에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적극 배려한다”면서 “다만 의장단 선거는 무기명 투표로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무소속 의원들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폭탄선언을 하겠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단식농성인 아닌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귀족농성’으로 시민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은 3일만에 문을 내렸다.

25일 새벽 2시 합의 끝에 후반기 의장 선거, 강인규 의원 당선
무소속 부의장석 자유결정 합의했으나 민주당 26일 오전 잠적

7월 24일, 민주당과 무소속은 임진광 공무원노조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장시간의 합의 끝에 의장 선거를 먼저 실시하되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은 무소속의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5일 새벽 2시 파행 한달 만에 제123회 1차 정례회 6차 본회의를 개의하고 후반기 의장 선거를 실시했다. 나익수 임시의장의 진행으로 실시된 후반기 의장선거는 02시 01분 시작돼 20여분만에 끝났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의장 선거에서 강인규 의원이 9표, 나익수 의원 2표, 무효 3표로 강 의원이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됐다.

나익수 전 의장으로부터 의사봉을 건네 받은 강인규 의장은 “부족한 저를 의장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그동안의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25일 새벽 02시 20분 강인규 의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오전 10시 개회해 부의장을 비롯한 상임의원장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25일 오전 10시에 계획됐던 부의장 선출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잠적으로 실시되지 못했다.

오후 2시가 돼서야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등원했고 2시 25분 부의장 선거를 진행, 정찬걸 의원이 전원일치 총 14표로 부의장에 선출됐다. 이어 진행된 의회운영위원장과 자치행정위원장, 경제건설위원장 선거를 동시에 하는 연기명식 방법으로 투표가 계속됐다.

자치행정위원장 선출 민주당 야합 사기극 또 연출
무소속 배신 민주당 입당한 김종운 의원 8표로 당선
강력 반발 무소속 민주당에 원천무효, 전원사퇴 요구

의회운영위원장과 경제건설위원장도 전원일치 14표로 김세곤 의원과 김판근 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그러나 자치행정위원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야합 사기극이 연출됐다.

당초 무소속 홍철식 의원을 자치행정위원장으로 선출하기로 합의를 했던 민주당은 무소속과의 약속을 무참히 내팽개쳐 버렸던 것. 자치행정위원장 개표 결과 홍철식 의원 7표,  김종운 의원 6표, 김양길 의원 1표로 과반수를 넘지 못해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2차 투표에선 홍철식 의원이 자치행정위원장으로 무난히 선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민주당은 서슴없이 무소속 ‘뒤통수’를 쳤다. 민주당 1표를 제외한 8표를 무소속을 배신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김종운 의원에게 몰아준 것.

이에 정찬걸 의원은 “이런 정치 사기극이 어디 있느냐”고 분노하면서 “농성을 풀어주는 전제 조건으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석을 약속하지 않았었느냐”며 고함을 질렀다.

아울러 “그럼 처음부터 2석을 배정하지 못하겠다고 하지 2석을 주기로 약속해 놓고 신성한 의사당에서 의원과 언론인, 그리고 시민들을 상대로 이런 사기극을 펼칠 수 있느냐”면서 “원천무효화 하고 선출된 의장단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분노감을 애써 참아온 홍철식 의원은 강인규 의장을 향해 “의장님이 저한테 다 몰라도 자신의 한 표는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강 의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무소속 의원들의 정회요청에 따라 5시 43분 정회를 선포했다.

결국 민주당은 무소속이었던 김종운 의원에게 입당 조건으로 상임위원장석을 ‘당근’으로 내밀었던 것을 입증해 주고 말았다. 여기에 최인기 의원의 직접적인 개입설마저 현실로 드러나고 있어 민주당을 향한 시민들의 지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또한 민주당과 무소속간의 마지막 합의에 함께 배석했던 임진광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무소속에게 2석을 배정하겠다는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25일 오후 8시 현재 민주당에 전달했다.

그리고 25일 열린 제123회 1차 정례회 6차 본회의는 자동 산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