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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어머니
전숙 시민기자  |  ss8297@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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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호] 승인 2006.05.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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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숙(詩人)

 

그리운 어머니,
당신은 못난 자식의 평생 옹달샘이십니다
아무리 마셔도 마르지 않는 사랑의 젖줄이십니다
아니, 그런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젖줄이 이미 다 말라붙어
평가슴이 된 지도 모르고
사막으로 변해버린 어머니 모래알 가슴에서
젖감질난 아이처럼 끝없는 갈증을 달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타박도 않으시고
마지막 한 방울 진액까지 불끈 짜주셨습니다

하여도, 어머니
저는 세상에서 어머니가 제일 만만하였습니다
일 분만 지나면
후회할 말과 행동들을 참아내지 못하고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고
어머니 애간장을 후벼 팠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시므로
못되게 굴어도 내게 손가락질 안 하실 테니까
고발도 안 하시고, 미워하지도 않으실 테니까
어머니가 편하고 만만하였습니다

어머니 이제는,
제 자식들이 못되게 굴 때마다
업보인가 하여
분꽃 씨앗 같은 어머니 속내
풀어헤치고 흘러오는 세월의 강물에
회한의 눈물을 쏟으며
속수무책으로
저도 만만한 엄마가 되어갑니다
어머니, 이 밤 못 견디게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노안 금안보건진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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