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아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통합민주당 나주, 화순 지구당에서 공천을 둘러싼 알력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천자 결정이 지구당 ‘교통정리’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통합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최인기 의원이 당 최고위원과 정책위 의장, 여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공천심사 위원까지 맡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 의원이 지역협의회장을 비롯해 당을 이끌어갈 주요 당직개편의 칼자루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힘의 균형이 최 의원쪽으로 쏠리자 (구)통합신당 당직자 일부는 이미 최 의원쪽으로 돌아섰고, 소수 강경파는 최 의원 공천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메아리로조차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구)통합신당 당직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즉 당이 통합된 만큼 당명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가?, 아니면 색깔이 다른 최 의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탈당해야 하는가? 등 제각각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원들은 공천자가 결정되면 그때 가서 공천자의 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게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구)민주당측 또한 “지금은 과거 두 당을 정비해 지역협의회장을 다시 선출하는 당직개편은 아직 이르다”며 “공천자가 결정이 되면 50:50의 비율 또는 공천자의 의지에 따라서 지역협의회장을 선출하거나 주요 당직자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지붕 아래 동거를 시작한 민주당은 자신들이 주도 하에 당직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통합신당 당직자들은 당직개편보다는 자신들의 거취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공천결정 후 통합민주당 당직개편은 (구)민주당에서 주도권을 잡고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통합신당 당직자는 “지금의 최 의원이 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누가 나서서 당이 합당됐으니 조직개편을 5:5로 나누어 하자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통합신당 당원들은 자신들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당 조직개편에 별 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