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왜 사본이 필요한 건지' 의혹 난무

나주호 관광지 개발관련 협약서 공개 여부를 놓고 의회와 집행부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는 지난 18일 시정질문을 통해 정광연 의원이 협약서 공개를 요구했지만 집행부는 관련 법률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이날 정 의원은 보충질문을 통해 "나주호 관광지 개발관련 협약서 자료를 요구했는데 왜 공개하지 않느냐"며 "이는 의회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지방자치법 40조에 따라 본회의나 위원회는 그 의결로 안건의 심의와 직접 관련된 서류의 제출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면서 "협약서를 공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협약자체가 모순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유권해석 나름이긴 하나 당연히 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영산강환대연대에서도 협약서 비공개와 관련해 시 홈페이지에 항의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홍 문화관광과장은 먼저 "협약서에 따르면 협약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과 협약이 해지나 종료이후 5년 동안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를 어떠한 자에게도 제공하지 아니한다"고 협약체결 당사자간의 비밀유지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7에 따르면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도록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장은 "의회에서 감사자료로 협약서 공개를 요구할 당시 해당 기업에 동의를 구했으나 제공하길 원치 않았다"면서 "이러한 미제출 사유에 대해서는 감사자료에 기록했었다"고 덧붙였다.

협약서 공개와 비공개에 관한 치열한 공방은 정 의원의 본회의 정회 신청으로 극에 달했다.

정 의원은 "본회의장에 협약서를 가져올 때까지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정회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버렸다. 이어 나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신정훈 시장이 "비공개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겠다"면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이 과장 또한 "열람은 가능하지만 공개는 할 수 없다"고 공개거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집행부가 협약서 열람에 한해서는 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 의원이 사본을 요구해 입장대립이 팽팽하게 맞섰다.

20여분이 지난 속개된 회의에서 나 의장과 정 의원은 "조금 점에 약속했던 것처럼 협약서를 공개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회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집행부는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비공개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협약서 공개를 둘러싼 의회와의 충돌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지난 7월 TV를 보도를 통해 '나주호 관광개발사업 불법으로 얼룩'이라는 내용으로 보도가 돼  본 의원이 관련 사항을 확인해 보고 싶어 협약서를 요구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집행부의 비공개 입장에 대해 "행자부 질의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서라도 협약서를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협약서 열람이 가능한데 정 의원이 굳이 사본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갖가지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시민 이모씨는 "열람은 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도 굳이 사본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사본 요구가 목적보다는 혹여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정 의원의 사본요구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