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8일 나주에서 참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닌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개관 행사였다.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 유치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나주에 존재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주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 김종순 고대문화TF팀장

제1회 고대옹관연구 학술대회는 나주문화연구소에서 “영산강유역 대형옹관 연구성과와 과제” 라는 제목으로 동신대 산학협력관에서 연구소 개청기념일을 맞아 개최하였다. 이날 발표자와 토론자는 대부분 충청도와 광주 전남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대회장의 첫인상은 낯설지 않았다. 특히 제3발표자인 김낙중 학예연구관은 복암리3호분발굴과 신촌리9호분 발굴을 같이한 인연이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성낙준 해양유물전시관장은 ‘영산강유역 옹관고분 조사현황과 성과’라는 논문에서 “지금까지 21건의 옹관고분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옹관고분의 성격과 해석, 옹관고분의 묘제, 출토유물을 종합적으로 다룬 연구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이러한 연구결과로 인해 연구자들의 성과를 시민사회에 알리는 영산강유역 고대문화와 관련된 심포지엄이 개최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 관장은 옹관의 제작과 관련하여 나주오량동가마의 발굴은 최근의 특기할 만한 연구 성과로 평가하였다.

이와 함께 ”앞으로 대형옹관고분의 발생동인 연구, 옹관의 제작과 그 기술에 대한 연구, 옹관의 형태에 대한 공시적 접근, 옹관내부의 주칠과 그 의미, 다장습속의 사회적 의미와 추론, 옹관의 생산과 유통 등의 분야로의 외연과 깊이를 넓혀야한다“고 주문하였다.

 이정호 동신대교수는 “대형옹관의 제작과 가마에 대한 검토”에서 최근에 금천의 당가가마와 오량동 가마터 발굴 등의 조사를 통해서 새롭게 확인된 내용을 중심으로 이 시기 최대의 미스터리인 옹관의 제작에 대해 발표하였다.

▲ 고대옹관

반남고분군 등지에서 출토되는 옹관은 크기가 대형으로 무게도 100~300㎏에 달하고 옹관의 기벽 두께는 2~3㎝ 길이 1.5~1.6m에 달하여 제작상의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대형옹관은 4~6단의 접합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정부분까지는 윤적법, 권상법 등으로 성형하여 어느 정도 건조되면 다시 쌓아 올리는 분할 성형법으로 형태를 제작하였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옹관의 제작 순서는 밑부분(저부)을 완성한 후 동체부와 구연부를 분할 성형하여 완성한 후 오량동 가마와 같은 고대가마에서 구웠을 것으로 추청 하였다. 그리고 대형옹관을 복원할 정도의 충분한 자료의 축척이 되지 않아 출토된 대형옹관을 X선 회절분석을 통한 소성온도의 추적과 태토의 성분분석과 이를 통한 똑같은 태토를 가지고 옹관을 제작하여 당시의 가마로 복원된 가마에서 구워보는 것이 과제라고 하였다.

 김낙중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영산강유역 대형옹관묘의 성립과 변천과정”이란 논문에서 영산강유역 옹관은 2세기 후반 이후 범마한적으로 사용되던 대형 옹형토기는 백제가 우월적인 정치체로서 성장함에 따라 3세기 후반이후 영산강유역의 저분구묘의 중심 매장시설로 등장하는데 이는 백제와는 구별되는 상징적 스타일로 강화 사용된 것으로 보았다.

즉 옹관을 사용함으로서 마한을 구성한 대등한 정치체들의 공통적 상징이 백제와는 구별되는 영산강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의 집단의 상징으로 바뀐 것이 옹관고분으로 보았다. 이는 백제와는 정치적으로 맞서야하는 대외적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통합이데올로기로 만들어 영산강유역 집단을 결집시키고 내부적으로는 계층화를 분명히 하기 위한 상징 행위의 반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상황 속에서 발생한 옹관고분은 고분의 형태상 3단계의 변화를 거치는데 1형식(대형의 옹형항아리)은 호남서남부 전역에서 나타나며 분구는 사다리꼴과 저중분구(함평 순촌, 나주 용호고분), 2형식은 U형에 가까운 형태로 영산강유역에서만 나타나는 독창적 형태로 사다리꼴 저분구와 변형제형, 원형분구(나주 화정마산고분, 영암 옥야리)다.

3형식은 전형적인 U자형을 띠는 옹관전용으로 원대형, 방대형의 높은 분구(반남고분군 등)로 발전하였으나 석실이 백제식으로 정형화 되면서 6세기 중엽에 옹관고분은 소멸한 것으로 보았다.

 이상과 같은 전문가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영산강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옹관고분사회에서 출토되고 확인된 전체적인 유적과 유물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종합학술서의 출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러한 학술심포지엄의 내용이 자치단체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전전략을 짤 수 있도록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촉매탱크와 함께 지속적으로 새로운 학문적 성과를 내고 발표할 수 있는 마당이 적실히 필요치 않나 생각된다.
 

이번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심포지엄을 제1회로 하였기에 앞으로 지속적으로 할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나주시에서도 지속적이고 속도 있는 영산강유역 고대문화 사업 추진의 각오가 있기에 앞으로 옹관고분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물론 지역발전의 자원화에 기대 대는바가 크다. 이번 주말 옹관고분으로 소풍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