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자격증 최다 취득, "보람에 흠뻑 도취"

매일 아침이면 나주초등학교 3학년 6반 교실은 다른 학급들보다 일찍 불이 켜진다.

30분씩 일찍 등교를 하는 김순애 선생님과 아이들이 컴퓨터 수업을 하기 위해 하루를 조금 빨리 시작하기 때문이다. 김 선생의 지도로 아이들은 교실 뒤편에 마련된 컴퓨터에서 타자연습을 비롯해 컴퓨터 자격증 취득을 위한 이론공부를 배운다.

▲ 매일 아침이면 나주초등학교 3학년 6반 교실은 다른 학급들보다 일찍 불이 켜진다.

교육에 대한 김 선생의 남다른 열정이 만들어 낸 진풍경이다. 정규 교과목이 아닌지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던 김 선생은 아이들을 조금 빨리 등교시키는 방법을 선택, 아이들을 컴퓨터 꿈나무로 키우기 위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 

칠판 옆에는 아이들이 직접 스티커를 붙이며 자신의 실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알록달록한 오색을 이용해 '타자 급수표'를 만들어 놓기도 했으며, 아이들은 스티커 붙이는 재미에 푹 빠져 컴퓨터 수업에 더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김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3학 6반 아이들 절반 이상이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그 중 15명이 자격증을 취득해 컴퓨터 꿈나무 대열에 올라서게 됐다.

지난 97년부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의 컴퓨터 수업을 진행해 온 김 선생은 그 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출문제 위주의 필기교육을 지도하고, 실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열린 교육을 추구해 왔다.

매년 자신이 맡아 온 학급 아이들의 컴퓨터 교육을 지도하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컴퓨터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도왔던 그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컴퓨터 자격증을 따올 때면 스스로 보람에 흠뻑 도취된다"면서 "아이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지도자 역할만 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고마운 마음을 전해 올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생님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선생은 "아이들에게 무언가 열심히 노력하면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한 일환으로도 꾸준히 컴퓨터 수업을 해 왔다"며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워드 3급 자격증을 취득한 최성규 학생은 "선생님이 컴퓨터를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컴퓨터를 배워 워드 1급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선생(59)은 산포면 등수리 출신으로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19669년 화순 이양동초등학교에 첫 부임을 받아 40여년 째 교직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각종 장관급기관장표창을 수상하는 등 훌륭한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