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복 입고 수줍은 꼬마 신랑신부로 변신

어린이들이 귀여운 꼬마 신랑신부로 변신해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체험행사가 열려 눈길을 모았다.

영산포 어린이집(원장 이기옥)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난 4일 용산주공아파트 2단지 놀이터에서 '전통혼례 체험행사'를 펼쳤다.

▲ 어린이들이 귀여운 꼬마 신랑신부로 변신해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체험행사가 열려 눈길을 모았다.

이날 영산포 어린이집 원생 50여명은 학부모와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각자의 역할에 따라 한복을 입고 전통혼례를 체험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행사에 앞서 이기옥 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서구문화의 홍수 속에서 사라져 가는 한국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기 위한 일환으로 전통혼례 체험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이번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전통문화를 재창조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사회자의 진행으로 시작된 혼례식에서 남자 어린이들이 신랑 친구와 함진아비로 변신해 "함 사세요"를 외치며 함 팔기에 나섰고, 함을 받기 위해 미녀군단인 신부 친구들이 등장했다.

이어 신랑 부모님과 신부 부모님의 상견례, 신랑이 기러기를 들이는 의식인 전안례, 그리고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대면하고 맞절을 하는 교배례 순으로 전통혼례식이 진행됐다.

연신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전통혼례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물게 했다.

서툴기만 한 꼬마 신랑신부가 술을 따라 마시는 함근례 의식을 마치고,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라"며 시부모님들이 밤과 대추를 던져주는 폐백을 마지막으로 전통혼례 체험을 끝마쳤다.

영산포 어린이집은 이날 전통혼례 체험과 함께 어린이들이 직접 만들고 공부해 온 전통혼례 관련 작품과 활동일지 등도 함께 전시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체험행사를 찾은 주민들에게 떡과 국수를 대접하는 작은 잔치를 벌였다.

또한 행사를 마치면서 전체 원생들이 익살스런 율동과 노래를 준비해 사물놀이를 선보이는 등 어린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다.

이번 전통혼례 체험행사에서 꼬마신부 역할을 맡은 손혜리(6) 어린이는 "오늘 이렇게 예쁜 한복을 입고 신부가 되니까 기분이 좋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지난 1996년에 개원한 영산포 어린이집은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지난 9월 여성가족부 보육시설 평가 인증시설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울러 지난해에도 1일 꼬마 교통경찰관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번 전통혼례 체험행사도 나주관내 보육시설에서 유일하게 진행해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