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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추천도서 - 7. 조선 최대 갑부 역관“외교관, 국제무역상, 무기수입상, 첩보원, 개화사상가, 독립운동가…”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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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호] 승인 2007.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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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조선의 통역사 '역관(譯官)'을 입체적으로 복원한 최초의 책”

조선시대의 외교관이자 통역가였던 역관(譯官)들의 존재를 재발견한 책.

1997년 서른일곱살이란 나이에 첫 책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를 펴내면서 저술가로 데뷔한 뒤 꼭 10년 30여권의 책을 쓰면서 〈우리역사의 수수께끼〉,〈조선왕 독살 사건〉등으로 조선사의 새로운 논쟁주제를 발굴해 가고 있는 '늦깎이 사학자' 이덕일.

   
▲ 조선 최대 갑부 역관 - 이덕일 (지은이) / 김영사
그가 중인의 신분적 한계에 갇혀 주목받지 못했던 역관들이, 당시 조선에서 경제, 정치 등을 움직인 기록들을 모아 그들의 위상과 역할을 입체적으로 복원한 책 《조선 최대 갑부 역관》을 냈다. 여러 사료들을 통해 이덕일이 재구성한 역관들의 모습은 '조선최대의 갑부'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동아시아 상권을 장악한 경제 실세들이었다. 특히 이 책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면서도 정작 제대로 연구되지 못한 역관에 초점을 맞추고 조선경제의 숨은 주역이었던 그들의 눈부신 활동과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이덕일 다운 필치'로 들려주고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외국어 능력과 정보력을 활용한 무기수입과 전쟁에서의 첩보활동, 그리고 신문물을 누구보다 먼저 일찍 받아들여 조선의 개화와 독립운동에 투신한 일 등 우리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을 전해주고 있다.

역관에게 정당한 역사적 지위를 찾아주고자,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사료들을 발굴하여 재구성함으로써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한 집단의 다양한 역할과 의의를 입체적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책은 이씨의 책으로는 처음으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역관이 중인이라는 신분적 제약을 딛고 조선시대의 막후 실세로 부상한 집단이었지만 사회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져가던 그들의 역사를 펼쳐 보이고 있다.

책 첫 장을 넘기면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에 등장하는 부자 변씨가 사실은 실존했던 역관이었다는 해석,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로 여겨지는 조공이 실제로는 조선의 잇속을 챙기는 국제무역이었다는 해석 등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상식을 깨는 역사서술 등이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외에도 이 책에 소개되는 주요내용을 보면…

-세계 최초의 중국어 학습서를 저술한 사람은 조선의 역관이다.

-명나라 홍등가에서 기녀를 구출해주고 뒤에 보답을 받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상도〉의 임상욱이 아니라 조선의 역관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 역관 홍순언 이었다는 사실. 그는 역관으로는 드물게 광국공신에 책훈되고 단릉군까지 봉해진 특이한 인물이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대외정보 수집능력으로 역관은 화약의 원료를 밀수입하거나 직접 제조하여 조선군의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기도 했다. 역관 오경석은 병인양요 때 뛰어난 첩보활동으로 프랑스의 막강한 함대에 맞선 조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대로 유명한 역관 집안의 서녀(庶女) 장희빈은 서인정권을 무너뜨리고 남인들이 재집권한 기사환국의 주연이었으며, 장씨 집안은 남인정권과의 '졍경유착'으로 큰 권세를 누렸다는 등. 저자 이덕일이 "조선조의 역관들이 걸었던 길은 오늘날 외교전문가가 걸었던 길이자 종합무역상사의 무역전문가가 걸었던 길이다. 그렇게 그들은 갇힌 시대에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그 길에 시대의 미래가 있었다. 이런 역관들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미래를 점검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듯이, 올 가을 중개무역으로 동아시아의 상권을 장악한 천의 얼굴을 가진 조선의 통역사 「역관」들의 발자취를 투데이 독자들도 더듬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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