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얼기설기 옭아 매인 
소금항아리에 따뜻한 햇살 반갑던 날
제철 바람에 깊숙이 긁힌 자국마다
삭아내려 몸이 둔하신 우리 할머니
소피보다가 절푸덕 주저앉으시고
얼이 간 골반뼈는 요행이도
아주 절단 난 것은 아니어서
어찌어찌 임시로 땜질하였는데
그래도 여직은, 철없는 소금들
물때 다독여주는 온기는 남겨두신지라 
주섬주섬 앉은걸음으로
당신 오지랖만큼의
소금항아리 노릇은 여전하셨다
아버지는 애꿎은 소금만 나무라시고
코훌쩍이 나는, 고실라진 할머니의
텅 빈 고욤을 만지작거리던 그 시절
소금항아리는 할머니 품안처럼
그윽한 햇살에 기대어
여전토록 졸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