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앞서 다양한 홍보와 계도활동 요구돼

'새 법정 도량형제도'가 실시된 지 두 달 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정착되지 못한 채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되고 있다.

새 법정 도량형제도는 평·돈 등 옛날 계량단위를 평방미터(㎡), 그램(g) 단위로 통일시킨 제도로 옛날 단위를 사용하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

5일 장이 열린 지난 20일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 가운데 "한 근만 주세요" "한자에 얼마요"라며 시장상인과 흥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 모두 '말·평·자·근' 등의 단위에 익숙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시장 한 켠 에서 야채를 팔고 있는 최모(73) 할머니는 '새 법정 도량형제도'가 무엇인지 처음 듣는 소리라면서 "여태까지 한 되, 한 말, 한 근으로 불편 없이 장사를 했는디 도대체 그람이 먼 소리데요? 나는 그냥 하던 대로 할라요"라고 반문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새로운 단위가 정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게에 어르신들이 자주 찾다보니 아직까지 몇 그램(g)이냐고 묻기보다는 몇 돈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고 돈을 그램으로 바꿔 설명하면 잘 이해를 못한다"며 "혹시 속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어 아예 처음부터 몇 돈이라고 설명할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부동산 중개업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땅이나 건물 등의 거래를 원하면서 몇 평인가 묻는 경우가 많고 평방미터(㎡)로 설명을 하면 오히려 헷갈려 해 몇 평인가로 덧붙여 설명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바뀐 단위에 대해 시민들이 취지는 공감하고 있지만 옛날 단위에 익숙하다보니 아직 완전한 정착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속보다는 법정계량단위 사용이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홍보와 계도활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