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같은 무등이 성큼 다가서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낮은 바람에 개망초 꽃물결 일렁이는  
상무교 다리 아래 혈포(穴浦) 언저리 
도시의 쓰레기 휩쓸고 달려온 광주천이
영산강 목덜미를 치받고 들어오자 
발걸음 멈추고 강물을 바라본다  
강은 더러움 탓하지 않고 서로 끌어안고   
양공주들 아픈 기억 묻어둔 채
광주비행장 휘감고 돌아간다   
꿈속에서도 안기고 싶고  
어디 있더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아, 무등등(無等等)한, 슬픈 나의 광주여 
쉼 없이 펄럭이는 민주주의 깃발이여 

▲ 광주천이 영산강에. (촬영=라규채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