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윤병태 시장의 영산포·남부권 공약이라는 점에서 선거 때부터 이곳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병원 유치가 개원 예정일(2024.1)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병원 신설은 오리무중이다. 

 

나주시는 2022년 12월 29일 의료법인 세화의료재단(이사장, 김미순)과 ‘공공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영산포·남부권 주민들의 오랜 염원인 병원급 의료기관 신설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 했다. 

 

협약서는 이창동 소재 옛 영산포 제일병원(2019년 11월 폐업) 건물을 의료법인 세화의료재단이 인수해 2024년 1월 개원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나주시는 올해(2023)부터 세화의료재단이 제일병원 건물을 인수해 내과, 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등 진료과목을 갖춘 100병상 이상 준종합병원급 의료시설 설립에 착수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나주시는 여기까지였다. 개원을 목표로 삼은 2024년 1월이 바로 눈앞인데 법적 구속력도 없는 협약서 체결 외에는 진척된 게 하나도 없다.

 

나주시는 관계자는 나주투데이 취재가 시작되자 “세화의료재단과 지원금 액수를 놓고 의견 차이가 있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영산포·남부권 주민들은 “협약서를 체결한 지 일 년이 다 되어 가고 있는 지금까지 지원금 타령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냐”면서 “시중에 떠도는 병원 신설이 물 건너갔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다”라며 허탈해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10월 2일 ‘네이버 부동산’에 세화의료재단이 매입해 병원을 신설하겠다는 제일병원 건물이 매물로 나와 있어 나주시 관계자의 말은 상투적인 변명이었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나주시가 병원 신설에 얼마나 무관심했으면 병원 신설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병원 건물이 부동산업소에 매물로 나온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나주시 관계자는 이런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체 10월 5일 나주투데이 취재에 “지원금 액수를 놓고 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일병원 건물이 세화의료재단이 아닌 다른 곳으로 팔리면 세화의료재단은 어디에다 병원을 신설하겠다는 것인지, 병원 건물매입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원금 대화라니 앞뒤가 맞지 않는 나주시의 답변이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협약서를 체결한 지 일 년이 다 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지원금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나주시의 구차한 변명일 뿐 병원 신설이 물 건너갔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지역 의료인 A씨는 “제일병원 건물 35억 원(건물주 요구액), 스프링클러 시설을 비롯한 리모델링에 최소 20억 원, 의료기기 구매에 최소 20억 원 등 주먹구구식 계산으로도 75여억 원이 소요되는데 영산포·남부권 의료 상황상 타산이 맞지 않아 나주시의 천문학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영산포·남부권 주민들은 “이곳에 병원급 의료기관 신설이 윤병태 시장 후보의 공약 사항이었는데 전형적인 포퓰리즘공약이었다”면서 “우롱당한 기분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우리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협약식 치른 지 일 년이 다 돼가도록 나주시는 병원 신설 여부와 관련해 이제까지 가부간 말 한마디 없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