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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과 나주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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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호] 승인 2023.07.10  06: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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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수국의 계절이다. 곳곳에서 수국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꽃이 아름다운 수국은 염료로도 사용되어 해외에서는 수국으로 염색한 옷들이 판매되고 있다. 수국 염료로 염색한 옷은 수국 염료의 우수성보다는 수국으로 염색한 옷을 통해 수국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연상되도록 하고, 그 이미지를 즐기도록 한 측면이 있다.

수국은 수국 염색한 옷처럼 꽃 외에도 다양한 유형으로 사랑받고 있으나 과거에는 따돌림을 받았던 꽃이다. 수국을 관찰해보면 흔히 꽃잎으로 알고 있는 꽃받침이 네 개이다. 숫자 4는 사()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꽃받침이 네 개인 수국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했고, 집안에 심으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 꺼리는 문화가 있었다.

수국이 환영받지 못하던 시절에 이 꽃에 관심을 가진 지자체는 없었다. 구례 산수유꽃, 광양 매화, 무안 백련, 영암 상사화처럼 특정 지자체에서 수국을 관광과 연계해서 전략적으로 활용한 곳 또한 없었다. 그러다가 수년 전부터 수국꽃의 인기가 높아졌다.

수국이 인기를 끌자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지자체에서는 번식이 잘되는 수국의 특성을 활용해 증식과 식재를 하고, 재빨리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고 있다. 수국이 관광객 유치에 사용될 만큼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파스텔 색조의 아름다운 꽃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입소문 작용이 크다.

수국꽃의 파스텔 색조는 같은 품종의 꽃이라도 토양의 산도(pH)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산성 토양에서는 청색 꽃을,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분홍색 꽃을 피운다. 수국의 꽃 색깔이 변하는 데는 안토시아닌 색소와 관련이 있다. 산성의 토양에서는 알루미늄이 녹아 뿌리로부터 흡수되기 쉬워지고, 흡수된 알루미늄은 수국의 꽃잎(실제로는 꽃받침)에 있는 안토시아닌과 반응하여 청색이 발현된다.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알루미늄이 녹기 어려워 분홍색을 나타낸다.

수국꽃의 색깔은 토양의 산도에 따라 달라지나 어느 색이든 자극적이지 않은 천연염색과 같은 느낌이 유사해 나주 천연염색과 이미지 궁합이 매우 좋다. 특히 청색 꽃은 쪽 색이 연상되는 색이고, 나주의 쪽 색과 매우 닮았다.

수국의 이러한 꽃 특성은 천연염색 그리고 쪽의 고장 나주라는 이미지와 통합되기 쉬우므로 나주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면 수국은 나주의 꽃이라는 이미지화가 가능하다. 수국의 꽃 색을 천연염색과 연계하고 그중의 청색은 나주 쪽 염색과 연계하면 나주 관광의 콘텐츠가 풍부하게 된다.

천연염색이 성숙해 있는 나주는 관광객들이 수국꽃을 보고, 수국꽃과 같은 색깔의 쪽 염색을 하면서 쪽 염색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천연염색 작품 감상과 체험을 하기 위해 나주에 왔다가 수국꽃을 보고, 수국꽃이 장식돼있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것도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나주에는 현재 동강면 느러지전망대 일대에 수국 꽃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 꽃길은 인기를 얻고 있으나 방문객들 상당수가 꽃을 감상 후 인근의 무안이나 목포에서 식사와 차를 마시고 있다. 시내 생활권과 상당한 거리가 있어 시민들이 자주 감상하기가 쉽지 않은 점과 관광객들의 동선이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염색장전수교육관과 연계가 잘 안되는 아쉬움이 있다.

수국꽃의 인기, 시민의 정서 생활 함양, 관광 활용성 등을 감안하면 수국꽃밭을 금성산에 있는 국립나주숲체험원 가는 길, 불회사 들어가는 길, 원도심 인근, 혁신도시 등 시민들의 생활공간에 가까운 곳 및 관광지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국의 꽃 색깔을 나주천연염색 및 쪽 색과 연계해서 색채적으로 고급스러운 나주의 이미지를 만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 나주 쪽 염료를 이용해 수국 모습을 염색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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