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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海躍進! 국립 부산해사고 추억 두 번째 이야기(행복지수)
심은일  |  cimdfj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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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호] 승인 2023.05.15  00: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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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일 요리연구가

몇 년 전 각 나라의 행복지수를 조사하였을 때 미얀마, 부탄 등 경제적 여건이 어렵더라도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이 간혹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SNS 등의 활성화로 인하여 경제적인 여건은 어렵더라도 행복지수가 높았던 나라들의 행복지수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평균과 기준이 높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행복지수가 아주 높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아침점호를 실내에서 하므로 아침 구보를 빠질 수 있어서 좋았고, 학교식당에서 돈가스나, 닭백숙이 나오는 날이면 정말 행복했었다. 무엇보다 정작 좋았던 것은 초등학교, 중학생 시절처럼 학비가 밀려 전전긍긍하면서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그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행복했었다.

학비만 밀리지 않는다면,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인격적 모욕을 당하거나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선후배들 대부분이 어려운 가정으로 ‘부산 국립 해사 고등학교’를 택했고 우리들의 꿈은 하나같이 선원 생활을 통해 집안의 빚을 갚거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서는 사업 자금을 모아 카센터, 식당, 옷가게 사장이 되는 아주 소박한 꿈을 꿨던 것 같다.

그때 그 시절에는 그런 소박한 꿈만으로도 정말 행복했었다.

40대에 들어선 지금도 나는 행복지수가 아주 높은 편이다. 이번 기회에 내가 존경하는 고등학교 동문 선배인 50대 원로 배우님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

그는 바로 배우 ‘지대한’님이다. 우스갯소리로 그는 조직폭력배 출신 배우라는 말도 있고, 방송상 일단 전과 1000범이다.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원조 악역 배우로 널리 알려진 배우 ‘지대한’은 사실 나의 모교 ‘부산 국립 해사 고등학교’출신의 배우다.

20여 년 전 내가 외항선 선원 생활을 하며 더욱 좋은 요리를 맛보고 싶어서 하면서 ‘요리사’를 꿈 꿨던 것과 같이 ‘배우 지대한’은 30여 년 전 외항선 선원 생활을 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얼마 되지 않는 푼돈을 들고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서는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구수한 사투리 덕분에 매번 낙방했다고 한다. 갈 곳이 없던 그는 서울에서 노숙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나중에는 구두닦이를 하는 분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연기학원’을 다녔다고 한다.

(사실 20살도 되지 않는 나이에 외항선 선원으로 전 세계를 누볐던 우리 동문이 못할 일은 없다.)

’배우 지대한’님은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틈틈이 구두닦이를 하면서 경찰청 사람들, 사건 25시 등에서 재연 배우로 활동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각종 연극무대에도 서고 지난 30여 년 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주, 조연배우로 활동 중이다.

올해 주연으로서 개봉한 영화 ‘장인과 사위’에서는 오랜만에 선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드라마 ’미싱’에서 정의감 넘치는 모습을 보다가 작년에 개봉한 영화 ‘개 같은 것들’, ‘개들의 도시’등을 보면 정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이 어쩌면 저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볼 때마다 놀라울 뿐이다.

나 역시 주방에서 섬섬옥수 고운 손으로 초밥을 쥐며 항상 미소 띤 얼굴이지만 군대 동기나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면 상당히 거칠어지곤 한다. 특히 체육관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곤 하는데….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들의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어쩌면 인간의 행복이란? 인간 본연의 속내를 맘껏 드러낼 수 있고 표현 할 수 있는 자유로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의 잣대에 맞춰진 꿈과 행복을 쫓으려고 하면 할수록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철저하게 자신만의 가치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국립 부산해사고등교’동문은 오늘도 각자의 길에서 각자의 행복을 찾아 ‘멋진 사나이’의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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