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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역-사평역*행 열차를 탄 사람이 남평역에서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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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9호] 승인 2023.02.19  23: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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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가 닿을 수는 없어도 닿고 싶은

  땅과 하늘이 만나는 
  아득한 그 지점을 지평선이라 부른다면
  누구나 가슴 속에 지평선 한 줄 정도는 
  그어놓고 살아가는 셈이다

  한 시인의 따뜻한 마법이 작동 중인
  눈 내리는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려 본 사람들은
  지평선을 그은 자리에 사평역사를 세우기도 한다

  역장도 없고 매표소도 사라졌지만
  기억을 지우지 못한 바람이 스렁스렁 드나드는 남평역

  소풍처럼 잠 못 들며 사평역행 열차를 탄 사람들이
  열차가 서지 않는 남평역에 도착해 자동차에서 내리면
  사평역과 남평역이 하나의 지평선으로 줌인(zoom in) 된다
 
 
* 곽재구 시인의 시 '사평역에서’에 등장하는 역 이름. 한때 남평역이 이 작품의 배경 역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출신 지역과 관계없이 어떤 사람들은 지금도 남평역을 이 작품의 배경 역으로 믿고 싶어 한다는 걸 남평에 살면서 알게 되었다. 나에게도 남평역은 여전히 육신이 가 닿을 수 있는 유일한 사평역이다.
 
홍관희 시집 『사랑 1그램』, <걷는 사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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