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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투데이 21주년 창간기념사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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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호] 승인 2022.07.17  18: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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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메를 다시 고쳐 매겠다

   
▲ 이철웅 국장

나주투데이가 창간 21주년(7.9)을 맞았다. 창간이래, 끊임없이 동행하는 경제적 불안으로 매주(每週) 살얼음판을 걷는 세월이었다. ‘독립군 정신’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풀뿌리 언론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21년의 세월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돌이켜보니 무모한 도전이었다. 좋은 신문 만들면 독자가 늘어 구독료만으로 신문을 제작할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일 년 버틸 수 있는 돈만 있으면 충분히 자력갱생할 수 있겠다는 주먹구구식 사고였다. 지금과 같은 고난의 행군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애당초 신문을 빙자해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언론이 아니었기에 지난 21년 동안 곁불 한번 쬐지 않았다. 이것만은 자부한다. 나주투데이는 창간 이후 오직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등 나주 권력에 굽히지 않고 ‘맞짱’을 떴다. 
 
언론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나주투데이 21년이지만 ‘상처뿐인 영광’만 남았다. 풀뿌리 언론 21년 동안, 지역 권력과 끊임없는 불화는 나주투데이의 존재 이유였다. 강인규 전 시장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해 재판에 회부 됐고, 올 2월에는 나주투데이 21년의 자존심이 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무참히 찢겨졌다. 
 
신정훈 국회의원이 2월초 페이스북에 ‘이철웅 선배님께’라는 글을 올려 매도했다. 공적으로는 나주투데이 21년을, 사적으로는 나의 중년을 보낸 언론인으로서 삶을 부정 당했다. 신 의원의 글을 자판 두드리는 내 손가락이 오염될까 봐 여기에 옮기지는 않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신 의원이 할 말은 아니었다. 조목조목 사실 여부를 밝히라고 2월 20일 자 칼럼 ‘신정훈 국회의원께’라는 글을 올렸지만, ‘아니면 말고’였는지 답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 자진해서 글을 내리는 데 그쳤다. 
 
7월 10일,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언사였는지, 뒤늦게 배은망덕을 인식했는지 5개월여 만에 페이스북에 나에게 사과글을 올렸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했지만, 한번 훼손당한 나의 중년과 나주투데이 21년은 엎질러진 물이었다. 언론을 하는 나의 업보(業報)라면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주투데이는 지난 21년, 세 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신문을 만들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신문이라는 창간이념으로 독자 우선이 첫 번째였다. 나주투데이는 기사를 쓸 때, ‘우리 독자는 어떻게 볼까’를 제일 염두에 둔다. 나주투데이 ‘독자’의 의미를 최대한 좁히면, 소비자다. 나주투데이에 직접 돈을 내는 사람이다. 돈을 내진 않더라도 나주투데이 콘텐츠를 꾸준히 소비하는 이용자(user)들이 있다. 나주투데이 인터넷 구독자들이다. 이들이 있기에 나주투데이가 존재한다. 
 
나주투데이는 이에 두 가지를 더했다.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와 지역민이다. 지역 정치인, 공직자, 시민단체 등은 나주를 바꿀 직접적인 힘과 영향력을 지녔기에 이들을 감시하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극히 중요하다. 
 
특히 지역 권력에 대한 견제는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다. 아울러 궁극적으로는 지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역사회의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신문 만들기에 노력했다. 
 
21주년 창간 기념일은 유별나게 많은 회한이 엄습한다. 2001년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 ‘상식이 통하는 나주’를 만들어 보자는 ‘단순하고도 순진한’ 발상으로 시작한 나주투데이였다. 신문발행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이성보다 감성이, 그리고 맹목적인 열정이 먼저 앞섰다. 비상식이 횡횡하는 나주를 구하겠다는 만용과 소영웅심이 발동한 ‘어리석은 꿈’이었다. 21년을 뒤돌아보니 이룬 게 없다. 존재하는 자체로 만족하는 지역 언론에 불과했다는 자괴감뿐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리듯’, 지역 풀뿌리 언론으로서 나주투데이 21년은 어느 것 하나 이룬 게 없다. 
 
사업적으로 공익적으로 모두 실패했다. 언론으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역사회의 참 언론으로 자리매김하지도 못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저 그런 언론에 불과했다.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남겼다. 잘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 의무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고로 지난 21년 동안 많은 지적질을 했다.
 
순간순간을 언론의 의무라고 자위(自慰)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가족 중에 불행한 일이 발생하면 여러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준 업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족에게 미안했고 혼자 괴로워했다. 권력과 타협하지 못한 자존심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현실을 개탄하며 자학하기도 했다. ‘No pain, no gain’,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언론을 하는 한 숙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당한 나주 권력과의 맞짱은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창간 21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7월 16일 혁신도시로 신문사를 이전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창간 이후 줄곧 21년간 둥지를 틀었던 ‘영산포 시대’를 마감했다. 21년 동안 사무실을 무상 임대 해줬던 김영옥 선배님과 이기준 후배에게 감사했다는 말 전한다. 이 고마움 평생 잊지 않고 가슴에 간직할 것이다. 
 
창간 21주년을 맞아 신들메를 다시 고쳐 매겠다. 나주투데이 지난 21년이 나주의 ‘인테리어’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나주를 청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어떤 권력이든 성역을 두지 않고 청소하고 혁파겠다. 
 
21년 나주투데이의 보도와 평론이 모두 정답은 아니었을 것이다. 틀린 답을 냈다면 나주투데이 능력이 부족해서이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나주투데이는 지역 언론으로서 많은 순간을 외부자의 시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더 노력할 것이다.
내가 나를 위로할 때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에서 황정민의 대사로도 유명하다. 돈의 유혹에도 자존심을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의미다. 감히 말씀드리면 나주투데이 21년이 그렇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자존심 잃지 않는 언론으로 기억되겠다. 나주투데이는 언론에 부여받은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도 지겠다. 
 
창간 21주년을 맞은 나주투데이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풀뿌리 언론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언론으로 분명히 자리메김 하겠다. 
 
지난 21년 동안 나주투데이를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의 가정에 더 나은 내일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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