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란 물에 흘려 양질의 알곡만 추려내는 것을 말한다. 과거엔 석발기(돌을 걸러내는 장치)가 없을 때 어머니들이 밥 지을 곡식을 물의 부력을 이용해 笊籬(조리)로 이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여하한 선거라는 부분도 시민들이 양질의 알곡만을 추려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나주시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한 의정활동 평가는 과거에는 특정 시민사회단체에서 종종 있었던 일이었지만 시민단체가 특정 선거에 개입하면서 신뢰성을 잃어 수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었다.

그러던 차에 나주지역에서 생소한 ‘빛가람주민참여연대’에서는 민선 7기 (2018.7.~2022.2) 4년간의 나주시의회 의원별 의정활동을 조사·분석하여 사회관계망에 결과를 올렸는데 인용하자면 봉황면 출신 임채수 의원과 공산면 출신 이광석 의원이 시정 질의를 1건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정활동 평가항목으로 삼은 조례 안, 5분 자유발언, 시정 질의 건수, 본회의 출석률, 운영위·상임위 출석률의 5가지 지표의 평가점수가 의정활동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나주시의 살림 또는 나주시의 현안 등에 대해서 여하한 질의가 없었다면 나주시의회 의원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했는지 상당한 의문은 상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기 영합을 위한 장황한 질의 또는 형식적인 조례안 발의 그리고 구속력 없는 중앙정부에 대한 요구사항 등이 평가에서 걸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주시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시민들을 대신한 대의자로서 나주시의 입장을 묻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주시의회 의원의 본분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4년 동안 다른 문제는 제외하고 시정 질의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은 나주시민을 얕잡아 보거나. 또는 자신의 지역 명예를 하찮게 여기는 천박한 형태 아니냐는 비난은 당연한 결과이고 당사자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임은 틀림없다.

여기서 특정 지역을 논하여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주민들도 이 차지에 무엇이 지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일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다, 조금 더 나쁜 의미로는 ‘한 그물에 쌓인 고기’라는 도매금은 당연한 그 지역의 몫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4년 동안 단 한 건 나주시를 상대로 한 질의가 없었다면 시의원이라는 완장은 보리 흉년에 국 끓여 먹겠다는 것인지 묻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또한, 나주시의원들은 시민의 혈세로 의정 활동비 매월 110만 원, 월정수당 220만 원 등 연간 3.960만 원을 받는다. 속된 말로 밥값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청구다.

尸位素餐(시위소찬)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직책을 다하지 못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녹(祿)만 받아먹는 일, 자기 능력이나 분수에 맞지 않게 높은 자리에 앉아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공자는 이러한 자를 일러 ‘비루한 자’라 일갈했다.

오는 6월 제8대 나주시의회 의원선거에서는 나주시민사회는 ‘비루한 자’를 거부해야 한다. 아니면 똑같은 부끄러움은 재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