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주장했다고 알려졌지만, 와전된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시절 파업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초청 연설에서 ‘법은 정당하지 않을 때는 지키지 않아야 한다.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며 불의한 국가권력에 항거하라고 독려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편승하여 나주지역 유서 깊은 마을이 신음하고 있다면 주민들은 합법이라는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처럼 관련 시설을 점거하여 주민 스스로 원상회복해도 되는 일인지 궁금하게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했다간 형사처분 받기 안성맞춤이다.

앞서 다도 댐 수면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들겠다 하여 다도면 주민 간 갈등이 첨예했었다. 이익이냐, 경관보존이냐를 놓고 줄 다르기를 하고 있다. 이번에 문평 백룡산 자락에 대단위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선다고 하여 문평면민들의 민원성 성토가 대단하다.

그러나 해당 사업자 측과 나주시는 상위법을 들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선 악법도 법이기에 통용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신재생에너지를 빙자한 태양광발전이 마을 인근까지 파고들어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라면 돈에 환장한, 돈만 지키는 노예근성이 맞다.

그러나 나주시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민선자치시대의 꽃은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맞춤한 조례 즉, 지방자치단체가 (상위)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주적으로 제정할 수 있는 법규를 만들어 적용할 수 있는데 이 차지에 선진적으로 그리고 방어적으로 좀 더 엄격한 ‘전통마을 경관보존’조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다.

특히 나주지역 고유 농촌 마을 주민들의 고령화로 인해 영농이 어려운 논 또는 산자락의 밭, 심지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산 중턱까지 침범한 태양광발전시설이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 있다 하여 도시의 고향이라는 농촌 마을 환경이 급속도로 훼손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라면 멀지 않아 농촌 마을을 송두리째 잠식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 하필왈리(何必曰利), 어찌 반드시 이익이 되는 것만을 말하느냐는 ‘맹자’의 부릅뜬 눈을 정치인들은 두렵게 생각해야 한다.

여하한 이익을 자연환경과 사람의 삶의 맨 앞줄에 올려놓으면 필연적으로 윤리와 도덕은 심하게 망가지게 되어져 있다. 또한, 윤리와 도덕이라는 것을 사람의 영역으로만 우기겠다는 나주지역 정치인이 없길 바라지만 혹 그 반대라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도태시켜야만 나주는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생태계는 인간의 힘이 덜 미칠수록 건강해진다. 마찬가지로, 농촌 마을도 이익을 앞세운 인위적 시설물 또는 공작물이 많을수록 본디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져 있다. 이러한 간단한 이치에 눈 감고 있는 나주시라면 더 볼 장이 없을 것이다.

나주시 시의회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자연 친화적 마을이 곧 나주의 미래라는 공동 희망을 키우기 위해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이익이라는 잿밥보다 사람의 참살이라는 염불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