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준수 촉구’공문 발송…도덕적 비난 제기돼
공무원 노조 고발에 따른 검찰 판단은 별개로 진행

강인규 나주시장이 업무추진비로 추석과 설날 등 명절에 관내기업 및 유관기관에게 농·특산물 홍보를 목적으로 선물을 제공하여 공직선거법상의 상시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나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시장의 이 같은 행위는 ‘상시기부행위에 해당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기부행위가 전임 시장 때부터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선물이 ‘나주시장’명의가 아닌 ‘나주시’이름으로 제공된 점 등을 고려하여 10월 14일 강 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을 발송하였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취임 이후 2014년부터 5년 동안 설과 추석 등 명절마다 매회 550여명에게 반복적으로 선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중 50여명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대상인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 단체, 시설 및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기에는 선거 관련 목적성 등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여 행정적 조치를 취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이 같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시민 A시는 “선관위가 위법사항을 인정하면서도 관행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분을 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법이 합법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나주시장이 시민의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명절선물을 하면서 나주시장이 아닌 나주시 이름으로 했다고 해서 받은 사람 누가 ‘시장이 보낸 것이 아니고 12만 나주시민이 보낸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주시의 변명에 선관위가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선관위가 기부행위 금지 대상인 50여명을 확인해 놓고도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조사를 종결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상시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금품·향응을 받은 자는 수수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내게 되어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금품 수수자의 신분이 선거구 안에 있거나, 밖에 있어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이 명백하여 따로 조사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과태료 부과에 관해서 “선관위에서 강 시장을 고발했으면 당연히 이들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는데, 강 시장을 고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품 수수자에게도 과태료를 부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 공무원노조는 “강시장이 2014년부터 매년 명절에 농산물 소비촉진 홍보 명목으로 10회에 걸쳐 1억 7천 만원 상당의 물품(배, 한라봉)을 구입하여 선거구 밖과 선거구 내 공공기관, 기업체, 특정인 등 550여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에게 변칙적으로 명절마다 선물을 제공하여 왔다”며 “이는 명백히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을 위반하고 있고, 선거법상의 기부행위 제한에 위반 된 것으로 판단”하여 지난 10월 4일 광주지방검찰청에 고발 조치 한 바 있다.

이 같은 공무원노조의 고발에 따라 강 시장의 상시기부행위제한 위반 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선관위의 손을 떠나 검찰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강시장의 이 같은 행위가 공직선거법상의 ‘상시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점을 선관위가 확인한 이상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도덕적, 윤리적인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