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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치를 오염시키는 재량사업비는 폐지되어야 한다!
이재창  |  jclee16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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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호] 승인 2018.08.31  19: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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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창 전고구려대교수
며칠 전 TV를 보는데,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의 젊은 정치인들의 활약상이 방영되었다. 북유럽에는 20살을 갓 넘은 나이에 시의원으로 지방정치를 시작하고, 나아가 중앙정부의 장관이나 총리직까지 진출하는 정치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의회에 출석하는 여성의원의 모습, 심지어 의원이 외국 출장중에 접대를 받으면 당연히 그만큼의 식비를 반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많은 시청자들은 “어떻게 저런 정치 선진화가 가능할까?”라는 의문과 부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지난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다. 나주시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15명의원 중 10명이 새롭게 시의회에 진출했다. 초선의원들은 농민회, 시민단체, 교육단체, 장애인단체 등에서 오랬동안 활동을 해왔던 활동가들로 이들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

정치신인들은 임기가 시작된 후 몇 개월간 의회를 알아가고 의정활동에 대한 구상으로 여념이 없었을 것이다. 나주시의 이번 지방선거는 기존의원들이 스스로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새로운 정치신인들에게 기회를 주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런데 우리 나주시의회의 다수를 구성한 10명의 초선의원들이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에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새사람들이 새정치를 하기위해서는 정치토양이 새로워져야 하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구태에 찌든 시스템이 안타깝기만 하다.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지방의원들의 역할은 지방자치 제도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방의회의 핵심역할은 국회와 마찬가지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지방의회와 시장권력이 서로 결탁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재량사업비’이다.

재량사업비란 행정이 지방의원들에게 예산을 배정하고 지방의원들은 이 예산을 임대로 편성해서 집행하도록 하는 예산이다. 도의회는 몇 억원, 시의회는 몇 천만원 정도라고 한다. 견물생심의 지방의원들이 재량사업비 집행과정에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가 속출한다.

얼마 전 전남도의회 김효남 의원은 실형까지 선고받았고, 전북도의회 강영수 의원도 엄중한 사법처리를 당했다. 2018년 지방의회가 개원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강진군에서는 지방의원이 재량사업비 문제로 고발당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올해 전남도의회 소속 정의당 의원이 재량사업비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적극적으로 폐지를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일찍 이 꿀단지의 매력을 알았던 것일까? 동료의원 그 누구도 찬성하지 않아서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한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이 작은 이기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몇 의원이 물갈이되었을 뿐, 변화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콩 심고 팥 열리기를 기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배고픈 의원들은 재량사업비의 유혹에 흔들리고 비리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의향 나주에는 늘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앞장서온 선도적 기상이 있다. 나주의 초선의원들이 앞장서서 작은 소도시 나주의 지방정치를 바꿈으로써 전국의 지방자치 적폐를 바꾸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지방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직업정치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지방의원 의정비로는 스웨덴처럼 젊고 능력 있는 정치가를 기대할 수 없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직업으로 정치를 선택하고 필요한 요건들을 잘 갖춘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그 혜택은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지방의회에 재량사업비가 존치하는 것은 의회가 예산집행권까지 행사하는 모양새가 된다. 의회의 본질적 기능과 3권분립에 반하는 것이다. 지방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재량사업비를 폐지하고 의정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주시의 정치신인들이 나서서 지방의회 활동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재량사업비 폐지’를 선언해야 한다. 이에 발맞춰 시민사회는 의정비 인상으로 화답하는 방식이 나주의 지방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나주시의회 초선의원들이 결기있게 나선다면, 시민사회도 그 진정성에 호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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