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방자치단체 출연 공공기관 중 전국 첫 사례
지난 해 10월 개소 이후, 지역농산물 800톤 가공생산

나주시가 설립한 '나주천연색소산업화지원센터(색소산업화센터)'가 밀려드는 농수산물 가공물량 폭주로 즐거운 비명 속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설비 용량 부족으로 몰려드는 일감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나주시에 따르면 색소산업화센터는 가동 8개월 만인 지난 5월 나주시에 출연금을 요구하지 않고 완전 재정자립화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시 재정 지출만 늘어날 것 이라는 일부에서 제기해 온 우려를 말끔히 씻게 됐다.

100% 재정자립화는 2019년을 목표로 예상됐지만 몰려드는 일감 덕에 매출이 크게 늘면서 1년여를 앞당겨 달성했다.

색소산업화센터는 지난해 10월 가동 이후 경기·수도권지역의 건강기능성 식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와 센터에서 생산된 가공식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 탄탄한 기반과 신뢰를 얻게 됐다.  

이 같은 경영 노력으로 달성한 완전 재정자립화는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출연 공공기관 중 출연금 없이 운영되는 유일한 성공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색소센터는 최근 이사회 사업성과 보고회에서 올해 9월까지 약 5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고됐다.

올해 매출 목표 7억5000만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가공 수주물량도 2년여 치를 이미 확보해 둬 2018년에는 11억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 가공실적으로는 나주배 40t, 매생이 57t, 양송이 56t, 당근 57t, 케일 41t, 단호박 31t, 사과 30t, 딸기 11t, 강황 10t 등 30여종 800여t의 임가공 농산물을 가공해 경기·수도권지역 식품업체에 공급했다.

색소센터의 관계자는 "센터 보유설비의 농산물 최대 가공생산량은 연간 600t 정도 인데 주문량은 이보다 2배 이상인 연간 1500t에 달하고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주문량 대비 가공생산 시설 규모가 작아 가공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설비만 증설된다면 매출 수직상승으로 나주시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색소센터는 내년에는 농산물의 원형을 이미지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부가가치가 더 높은 가공영역에 도전할 계획이다.

나주배에 비트, 블루베리, 치자색소 등을 착색시킨 새로운 형태의 동결건조 과일칩을 생산하고, 단호박, 미나리, 브로콜리 등 나주산 10종 채소와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생균제를 배합한 항산화, 간보호 효능의 동결건조 분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강인규(재단 이사장) 시장은 "재정자립화 성공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설비와 연구시설을 적극 활용해 지역농산물을 가공·생산하고, 새로운 소비처를 발굴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센터가 지역농산물 소비확대에 기여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