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새로운 대한민국이 탄생하던 찬란한 생명의 봄기운이 누리에 가득한 지난 3월 10일은 나주시 여성단체 연합회의 양순봉 회장과 이복실 회장의 이 취임식이 있었다. 15개가 넘는 크고 작은 단체의 1000여명 가까이 되는 여협의 단체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어찌 애로가 없었을까?

그러나 작은 잡음 하나 없이  화합의 기치 속에서 서로 이끌고 밀어주며 '여협'이라는 조직을 아름답게 이끌어 오던 두 회장을 각별히 아끼고 응원해 왔던 터라 만사를 제치고 참석해 박수를 보내고 왔다.

나 개인적으로도 나주시 여성단체협의회는 오랜 인연이 있다. 지난 83년 젊은 시절 결혼과 함께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하게 된 인연으로 당시 가장 큰 사회적 이슈였던 보육문제를 관장하는 새세대육영회장을 맡은 것이 인연이 된 것이다. 그때부터 거의 15년 가까이 여성단체 총무를 맡았던 경험 때문에 여협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나의 관심사였다.

초대 회장은 영산포에서 약국을 운영하셨던 분으로만 기억이 난다. 2대 홍정자 회장과 3대 오양호 회장을 모시고 총무로 일하던 마지막 시기 때는 지방자치의 기초를 놓던 때였다. 관선 때와 민선 때의 공무원들의 큰 차이를 경험한 것이다 그때는 아직 여성들의 사회참여도 그리 높지 않아 2대 홍정자 회장은 10년 간 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남편이 운영하던 병원등 광주로 거처를 옮긴 본인이 강력하게 사양을 해서 오양호 회장께서 3대 회장을 맡으셨었다.

나주시 여성단체가 바야흐로 봉사하고 참여하는 여성 단체로 발돋움한 것이 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은 관 주도로 모든 일이 시행되었다. 그리고 월례회 때는 열 개정도의 단체장들이 모여서 관에서 요청한 일들을 처리 하는 등의 일을 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협 단체장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부분도 꽤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러나 회원들도 사회적 경륜이 쌓이고 세상물정에 눈이 트이다 보니 언제부턴가 우리가 중앙에서 내려오고 올라가는 시장 부인과 경찰서장 교육장 부인들의 뒤치다꺼리 하는 사람들이냐는 자의식이 조금씩 싹틀 즈음 지방자치가 시작이 되고 민선시장이 들어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지역사회 봉사외적인 일로 너무 많이 시간을 뺏긴다는 것에 고민이 컸다. 차라리 내가 더 자신 있는 글쓰기로 지역에 봉사하는 일이 더 생산적이겠다 싶어 문예창작과에 편입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단체협의회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민선 들어 “여성의 사회참여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여성단체 그리고 여성단체회원의 역량강화” 등의 기치를 내걸고 역동적으로 발전해온 나주시 여성단체는 그 후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 또한 사실이다. 참여하는 단체의 수도 늘어났고 역량 있는 회원의 증가 또한 나날이 그 수가 늘어났다.

지역사회 봉사를 위한 수준 높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튼튼해진 여성조직은 수많은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여성참여의 새 지평을 열게 되었다. 그 결과 새마을협의회에 몸담으셨던 3대 오양호 회장께서 도의원으로 당선이 되셨고 그 후 걸스카웃에서 오랜 봉사를 하셨던 강정숙회장과 주부교실의 박영자 회장이 나란히 5대나주시의원으로 입성하셨다.

6대 때는 여협 회장으로 봉사하셨던 박순복 회장과 농민회출신 임연회 의원이 당선 되었다. 그리고 7대에 들어서 자원봉사회장으로 땀 흘려 봉사 했던 이동복 의원과 내가 나주시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모든 것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고서야 가능하다는 것임을 다시 또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어떤 일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시골의원이 무슨 큰 벼슬일까 마는 최소한 남이보기에 별것 아닐 수 있는 의원 하나를 하더라도 모두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또 남은 시간을 선용하여 지역사회봉사에 최소한 10년 20년 이상 땀 흘리며 봉사를 해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양순봉 회장과 조용한 성품이면서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이복실 회장이 함께 추진하면서 지역민들에게 보여주었던 화합과 일치, 그리고 여성의 사회참여와 역량강화 등은 이제 많은 열매들을 맺고 있다. 둘이 함께 심고 뿌리고 가꾸었던 여성단체협의회의 모든 사업들이 더욱 튼실하게 뿌리 내리고 탐스럽게 꽃피고 열매 맺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나주시 여성단체의 꽃을 아름답게 피워내고 떠나는 양순봉 회장과 앞으로 나주시 여협의 열매를 탐스럽게 키워갈 이복실 회장을 비롯한 새로운 임원진들과 각 단체장들의 활약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