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올해 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개최한 제1회 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가 막대한 '돈잔치'에 그치며 일회성 행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친환경디자인 산업화 접목과 박람회 차별화에 대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향후 박람회 개최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국비 27억원과 도비 70억원 등 총 97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5월5일부터 29일까지 나주시 전남농업기술원에서 2016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를 개최했다.

행사 기간 25일 동안 91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이중 유료 관람객은 62만명, 무료 관람객은 29만명으로 집계됐다. 박람회 수익금은 입장권 판매와 부스 임대료 등을 포함해 15억1500만원에 그쳤다.

친환경디자인박람회는 박준영 전임 지사 때 유치한 행사로 이낙연 전남지사 취임 이후 향후 개최에 대한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데다 정부 승인을 받지 않아 친환경디자인박람회는 2017년은 물론 2018년에도 개최하지 않는다.

자치단체가 국제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개최연도 2년 전 12월 말까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친환경디자인박람회에 대한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2019년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내년 1월 정기인사 때 박람회 사무국을 해산할 계획이어서 재개최 추진 동력은 더욱 상실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박람회는 '친환경+디자인'에 걸맞는 명확한 콘셉트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메인 스폰서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개막 전부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일부 전시물도 친환경디자인 박람회의 취지를 담아내지 못하고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산을 앞두고 있는 박람회 사무국은 행사 당시 24명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4명의 직원이 남아 박람회 백서 발간작업을 하고 있다. 박람회가 일회성 행사로 그칠 공산이 커지면서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무국은 해산하지만 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이사회는 유지한다"며 "내년에 이사회에서 향후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올해 박람회에서 거둔 나름의 성과는 친환경디자인 산업 분야로 접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