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소위 말하는 비선실세라는 여인의 딸이 타는 말 한마리가 몇 십 억 원이요. 그녀의 딸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 기업이 말도 안 되는 뒷 배경이 되어 천문학적인 수십 수백억 단위의 돈을 대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국민 모두가 허탈하고 말문이 막혔던 것은 차라리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조족지혈, 새 발의 피요. 극히 서막에 불과 했음을 비선실세들의 국정 농단사건을 보고 이제 온 국민은 분노하고 경악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부를 채우고 갖은 못 된 짓으로 권력을 휘두른 이들 때문에 우리가 느껴야 했던 상실감과 허탈함 또한 너무나 큰 것이었다. 그녀의 딸이 학생으로서 최소한의 출석은커녕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소위 말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몇 십 억을 호가한다는 말을 타고 부리며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는 말로 우리의 자식과 못난 부모들 가슴에 입혔던 상처는 너무나 예리하고 크고도 깊은 것들이었다.

빈 점포...이는 쇠락을 상징하는 말일 것이다. 지난주 지역신문에서 가장 눈에 띄고 반가운 기사가 바로 나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원도심 읍성권의 빈 점포를 “청년 창업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기사였었다. 육십 평생을 나고 자란 이곳 고향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아온 대다수의 자녀들은 모두 똑똑하고 야무졌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중,고등학교에다 또 대학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의 자녀들도 유치원 때는 다들 천재요 초등학교 때는 영재 아닌 이가 드물었다. 내가 아는 한 아주 드물게 몇 명을 빼고는 거의 모두가 반장에 100점을 척척 맞아오는 아들 딸 들이었다.

그래서였는지 가난한 우리들의 부모들은 그 자녀들 때문에 허리가 휘는 뒷바라지가 오히려 행복했었다. 그런데 어쩐 일들인지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는 제 숟가락하나 건사를 못하고 서른이 넘도록 늙고 가난한 부모의 주머니를 흘끔거려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어디서부터 비롯된 잘못일까?

나주시가 야심차게 읍성권의 빈 점포를 청년과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창업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쇠퇴해진 골목상권을 되살리고 원도심 읍성권의 도시재생 활성화를 앞당기기 위해 2017년부터 우수 신규시책으로 빈점포 활용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타, 시군에 비해 역사 문화에 관한한 너무나 찬란한 자원이 셀 수 없이 많음에도 단 한 가지도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연계하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웠는데 이제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게 될 수 있다니 우선은 다행스럽고 반가운 마음이다. 우리의 아들딸들이 나주시의 조력과 지원에 힘입어 젊은이들만의 번뜩이는 재치와 아이디어로 자신들의 영역을 가꾸어가면서 많은 나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면서 나주를 새롭게 알리고 사업에서 도 크게 성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그들이 가꿔온 꿈을 꾸고 미숙하나마 나주지역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켜봐주어야 할 것이다. 저들의 창업이 성공한 창업이 될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으로 하여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케 하고 골목골목 관광객이 흥겨워 지갑을 열고 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분주한 즐거운 길거리 공연, 맛있는 길거리 음식과 멋진 음악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는 거리를 꿈꾸어 본다.

우리라고 못할 거 무어있겠는가? 파리의 1인 공연자들이 한 시간 넘도록 땀 흘리며 한 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그 예술가에게 기꺼이 기부했던 기억이 있다. 멍석만 깔아주면 끼나 재능으로 이미 세계 일등인 우리의 젊은이들이 뭔들 못하겠는가? 
 
어쩌면 그동안 나주라는 지역사회가 젊은이들을 품어주지 못한데서 더욱 낙후되고 쇠락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해본다. 일자리를 찾아 그저 도시로 떠나는 젊은이만 성공한 부류로 대접했던 때도 있었다. 따지고 보면 부모 곁에서 고향을 지키는 자녀가 오히려 부모님에게도 지역에도 효자이고 인재인데도 그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우리 아들딸들에게 우리는 지나치게 인색했던 것은 아니었나 되돌아본다.

청년들에게 실패와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도와줄 일은 그들의 실패와 미숙함. 시행착오까지도 용인해주고 기다려 주는 일이 아닌가 싶다. 기업에서도 하나의 제품을 위해 수십 수백 번의 실패를 반복하며 몇 백, 몇 천억 원의 투자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세계제일을 꿈꾸는 혁신도시의 산업에 대한 지식과 2000년의 역사를 안고 있는 도시만이 안고 있는 그 무엇, 그 무엇을 이루어낼 가난하지만 우직하고 성실한 우리들의 젊은이들이 그려낼 나주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