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2016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가졌던 정례회 대비 2박3일 일정의 나주시의회 의정 연수를 마칠 수 있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연수에 많이 참여 했었지만 적어도 이번 연수는 내게 있어서만큼은 그동안의 여느 연수보다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건강상태도 그다지 양호하지 않아서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충주호를 돌아보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청렴 및 부정청탁 방지에 대한 김영란 법과 행정사무감사의 기법과 사례에 대한 강의를 다른 어느 때 보다도 훌륭한 강사진에게서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또 한 분도 빠짐없는 의원 전체의 팀웤을 내가 먼저 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강행했던 연수 일정이었다.

국립공원 속리산과 월악산이 감싸고 있는 충주호의 비경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그러면서도 여러 도시를 끼고 돌 정도로 선상 유람만으로도 1시간 30분이 족히 넘을 정도의 아름다운 절경의 충주호와 어찌 보면 너무 좁고도 밋밋한 듯한 나주호를 비교할 수 있을까라는 열패감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륙에 있는 인공호수라는 점만은 우리네 다도의 나주호와 같다는 점이 꼭 한번 가고 싶었던 것이다. 또 거기 충주호를 돌아보다보면 무엇인가 현재의 답보 상태에 있는 나주호에 대한 우리들의 상상력의 폭이 조금은 넓혀지지 않겠는가라는 나름의 욕심이 없지 않았다.

충주호를 돌아보면서 선상에서 나주호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의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역시 2선 3선의 선배 의원들이어서 인지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나주호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지리적 장단점을 살릴 수 있는 나름의 방안 등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또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아쉽게 중단되었다는 검증되지 않은 무용담까지도 마음을 열고들을 수 있었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우리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듣고 배울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했다. 가을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충주호를 가르며 나주호에 대한 발전적 대화로 더욱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새삼 열린 공간에서 선후배 동료 의원들이 가슴을 열고 지역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나누는 다양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체득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지방행정의 행정사무감사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강사 장인식 박사의 지방행정의 시정 방안 및 조치 행정사무감사 기법과 사례를 중심으로 배웠던 행정사무감사 접근방법을 비롯한 각종 정책사례 검토 그리고 각 실, 국, 과별 점검 상황은 명쾌하고 속 시원한 강의여서 반가웠다. 그동안 공부를 하면서도 안개 속을 헤매던 것 같이 뭔가 미진했던 부분이 비로소 확 트이는 것 같아서 2선 3선 선배 의원들조차 대단히 만족스러워하는 것이었으니 나 같은 초선 의원들은 대단히 큰 도움이 아닐 수 없었다.

매사에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함에도 행정감사에 임하면서 철저한 준비조차 없었음을 스스로 반성할 수밖에 없는 시간 이었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 있는 나만의 구름 잡는 식의 오만가지 아이디어는 그저 욕심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들임을 깨달았다. 이제 보다 철저한 정보수집과 분석으로 집행부의 불요불급한 예산 낭비를 지적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정책대안이나 제시에 대한 부분도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길러짐을 느낄 수 있었다.

꼭 열람하고 싶은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바쁜 공무원을 힘들게 하고 들볶는 것은 아닌지 몇 번씩 생각하다가 에라! 하고 그만두었던 일들도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휴회 폐회 중임에도 지방자치 단체의 행정 등에 대해 요구 열람할 수 있다는 법문에 명시된 부분들을 새로이 공부하며 이제 다시는 의원 고유의 권한에 대해서 어리석게도 인간적 정을 먼저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도 같았다.

평상시에 기본 자료를 축적하여 메뉴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노력을 하면서 그때그때 착안사항을 메모하고 자료로 축적해 나가는 방식을 습관화하여 우수의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본연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의원이 되리라고 다짐했다. 내려오는 길 백양사 휴게실에 들르니 보랏빛 비비추가 아직 지지 않은 꽃망울로 석양 무렵의 가을 속에 흔들리고 있었다.

어머! 아직도 비비추가 지지 않고 있네... 하는 순간 지난여름에 쓴 글 <보랏빛 맥문동꽃....옥잠화 꽃이 피었다>라는 제목이 생각이 났다. 거기 글에 여름가고 가을오고 국민들의 원통함이 하늘에 닿으면...? 하늘에 닿으면...?이라는 대목이 다시 떠올랐다.

최순실 게이트가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상실감과 억장 무너지는 소리에 금방이라도 민란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를 최대한 자제하는 표현이었는데 결국 촛불을 들고 국민들이 나섰다. 아! 아! 지도자복 없는 이 땅의 백성들이여…. 문득 시골에 사는 지방의원이지만 주민을 위해 앞으로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할 것인가 내내 숙연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