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에 규정사항 하나도 안 지켜
협의회위원 나주시 들러리로 전락

「나주시 국제화 촉진 및 국제교류협력」 조례에 근거해 의해 만들어진 '나주시 국제화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나주시는 국제화 촉진 및 국제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민·관·산·학 지원협조 체제를 강화하고 나주시의 국제교류 협력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 조정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9월 협의회를 구성했다.

나주시 국제화 촉진 및 국제교류협력 조례 제19조 2항에는 협의회가 나주시의 국제교류 계획 및 교류방향 설정에 관한 사항 등을 비롯해 시의 자매결연 체결, 각 분야별 국제화 추진과제 발굴, 국제교류 협력사업 선정 및 추진지원. 지역주재 외국기관, 단체 등과의 우호중진사업 실시에 관한 사항 등 등 7가지 사항을 심의, 조정한다고 규정 되어있다.

또한 조례 제23조 2항에는 정기회는 분기마다 1회 소집하고, 임시회는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 이를 소집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나주시는 협의회를 구성한지 1년이 지났지만 조례에서 규정한 7가지 사항을 한 번도 심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분기마다 소집하기로 돼 있는 정기회 역시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협의회 위원들을 행정의 들러리로 전락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시는 외국 방문시 민간인을 대동할 경우 민간인 외국 방문 대상자의 적정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협의회 위원들의 심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게 엉터리다 못해 불법행위로 전락했다.

외국 방문 민간인 대상자의 적정성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협의회 회의를 개최해 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나주시는 협의회 구성 후 일본, 미국, 덴마크 등 외국 방문에 모두 민간인이 동행했지만 민간인 방문자의 적정성 여부를 가리는 협의회 개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나주시는 그때마다 협의회 위원들 각자를 방문해 가부 의견을 묻는 요식행위만을 해왔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상자를 확정하기 전에 협의회 위원들에게 가부를 물어야 함에도 이미 확정해놓고 출국 며칠 전에 찾아가 '가'에다 싸인을 받아 가는 행위를 해왔다.

방문국과 방문목적에 따른 민간인 방문자의 적정여부를 가릴 수 있는 자료 등은 찾아볼 수가 없고 시 관계자가 원하는 '가'에 싸인하는 것이 심의였다.

심의라는 형식을 빈 사후 통보였고, 협의회 위원들은 나주시가 원하는 외국 방문 민간인 대상자 선정에 '면죄부'를 주는 들러리 역할뿐이었다.

이모 협의회 위원은 "매번 대상자를 이미 확정해놓고 심의라는 형식을 빌어 싸인을 해달라는 것에 자존심이 상하고 불쾌감을 느꼈지만 관계공무원들이 찾아와 읍소하는데 어쩔 수 없이 승인해 줬다"면서 "임기가 끝나면 위원을 그만 둘 생각이다"라고 했다.

성북동에 거주하는 양모(남, 41)씨는 "전부는 아니지만 시장의 외국 방문 때 민간인이 동행하는 것은 시장과의 친불친에 의한 논공행상 성격이 짙었다"며 "이런 폐단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협의체 위원들의 심도 있는 심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는 외국 방문 민간인 대상자 선정은 협의회 위원들의 심의를 받아 확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협의회 위원은 시의원, 공무원, 대학교수, 다문화가정, 농협조합장, 문화원장, 언론인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