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나주시 감사에서 적발
공직자, 울며겨자먹기식 선물이다

나주시의 전·현직 시장이 간부 공무원들한테 10돈 짜리 순금 황금열쇠를 상납 받은 사실이  행정자치부 감찰에서 드러났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감찰을 통해 지난해 5월 강인규 시장이 공무원들로부터 순금 10돈 짜리 행운의 열쇠(시가 183만원)를 생일 선물 명목으로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또 임성훈 전 나주시장은 2013년 12월 생일과 2014년 6월 퇴임 때 같은 무게의 황금열쇠를 선물 받았다. 비용은 나주시 5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의 모임인 상조회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춘 나주시 부시장과 박은호 전 부시장도 지난해 10월과 6월에 각각 순금 5돈으로 만들어진 황금거북(시가 98만원)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행정자치부가 지난 2월 강인규 시장 부인이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시청 여직원을 200여 차례나 수행원처럼 데리고 다닌 사실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행자부는 선출직이 아닌 부시장 등 4명에 대해 부적절한 금품수수라며 경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전남도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선물이 과도했지만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일"이라며 불문 처리했다"며 "전·현직 시장에 대한 고발 등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문제가 불거진 뒤 부시장 등 일부는 선물을 되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전라남도는 이 같은 부하직원들의 '상납 성격' 선물이 일선 시군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최근 이를 근절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비록 상조회에서 염출했더라도 시장에게 고가의 선물을 거리낌 없이 건네는 것은 전형적인 권위주의 잔재다. 이를 지켜본 나주시 공직자와 지역민들이 느꼈을 위화감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나주시 모 과장은 "5급 이상 사무관급으로 이뤄진 상조회가 시장이나 부시장에게 생일 때마다 황금선물을 돌리는 구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싫어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답답한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게 공직자들이 어떠한 이유로도 과도한 물건이나 돈을 보내는 것은 선물을 빙자한 뇌물이다. 주는 공직자나 받는 시장이나 다 썩었다"며 "이런 관행을 빙자한 뇌물이 사라져야 비로소 나주 공직사회가 맑아진다"고 한탄했다.

정년퇴임 한 김모(63세, 남)씨는 "시장부인은 공무원을 불법수행 시킨 사건으로 얼마 전 나주를 전국적으로 우세를 시키더니, 시장은 '황금열쇠' 생일선물로 또 다시 나주를 우세를 시키고 있다"면서 "아무리 부부일심동체라지만 부부가 쌍으로 나주를 '들었다 놨다'하고 있다. 도대체 그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수술이라도 해보아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