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천연색소산업화지원센터 조성 사업과 관련 시공사가 국산 정품 대신 중국산 저가 짝퉁 동결건조기 동체(몸통)를 납품해 말썽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설비 공사를 책임진 책임감리사의 '감리' 업무가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취재결과 나주천연색소산업화지원센터의 핵심 시설인 천연색소농축·전처리실 기자재 설비공사 과정에서 설치가 누락됐거나 설계서에서 정한 규격에 한참 미달한 부품이 설치되는 동안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설치 누락, 규격미달 제품설치 등의 문제점은 책임감리가 아닌 해당 센터장이 최근 직접 조사해 나주시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한 감리업무라는 비난과 함께 일부에서는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문제의 감리업체는 광주의 A엔지니어링(이니셜 특정사와 무관함) 사무소로 나주시가 전자입찰을 통해 작년 2월 선정했다.

A사의 용역기간은 작년 5월 착수일로부터 공사 준공일 후 14일까지며, 나주시가 지급키로 계약한 용역비는 1억3436만원이다.

현재 현장에는 상주인력으로 감리단장 B씨와 비상주 고급 1명, 중급 1명을 배치하고 있다.

나주시가 작성한 책임감리 용역 설명서엔 감리의 역할은 검수, 공정표 검토, '시공이 설계도면과 시방서 내용에 적합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공사 진척 부분에 대한 조사와 검사 등 크게 14가지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기타사항으로 문제점을 발견 시 대안을 제시하고 나주시에 서면보고를 통해 협의를 한 후 대책을 마련토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 추출농축·전처리실 기자재 설치과정에서 2.5t 규격의 추출액 저장탱크와 펌프, 라인형 금속 검출기가 센터에 각각 납품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대가 설치돼야 될 공기압축기(에어컴프레서)는 1대만 설치하고 필터 3개는 설치를 누락했다.

야채 과일류 등에서 색소를 추출하는 핵심 장비인 1억800만원대의 '착즙기'설치 과정에서도 시공사의 눈속임이 드러났지만 감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규격서에 11㎾로 명시된 스크류 구동모터를 설치토록 했지만 이보다 성능이 3배 가까이 못 미치는 3.7㎾모터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일류를 피스톤 또는 스큐류 프레스를 이용해 즙을 내는 5400만원짜리 '필터 프레스' 설치과정에선 플레이트 1개가 부족하고 커버 미부착, 완전 조립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장 C씨는 "시공사가 규격서대로 기기를 설치하지 않고 있는 동안 감리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시운전을 해봐야 알겠지만 제대로 작동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리단장 B씨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B씨는 "지적한 부품설치 누락, 규격미달 제품설치 등의 문제점은 본인도 알고 있으며, 설비 시공이 마무리되면 시운전을 통해 성적서를 작성하는데 합격 불합격 판정을 하게 되고 유지관리 지침서 제출을 끝으로 준공승인을 하게 돼 있어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준공전 단계로 '공사 중'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