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정치 초년생이 20년 '정치 베테랑'을 누르고 지역 정치판의 세대교체를 이룩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13일 치러진 20대 총선 전남 나주·화순 선거구에서 국민의당 손금주(44) 후보가 재선고지를 향해 달려가던 더불어민주당의 신정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손 후보가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신 후보에게 패배를 안기고 지역정치의 중심으로 우뚝 선 것은 기적에 비유된다.

4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손 후보의 당선은 판사 출신 경력에 때 묻지 않은 참신성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광주·전남지역에 거세게 불어 닥친 국민의당 녹색 태풍도 이번 당선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분석된다.

그의 당선은 민주화운동과 농민운동을 거쳐 지역정치의 중심 세력을 형성해 온 신 후보와 그의 진영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지난 20년 동안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준 지역민들이 싸늘하게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패권정치 청산를 위해선 사람을 바꿔야 한다'고 선거운동기간 내내 외쳐온 손 후보에게 지역민들이 표를 몰아준 데는 그의 주장에 공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사출신 변호사인 손 후보는 안철수 대표에 의해 지난 2월1일 국민의당에 합류해 정치권에 처음으로 입문했다. 당시 그는 "공정한 사회, 노력하는 자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뜻을 같이 하고자 입당했다"며 "공정국가 실현을 위한 입법 활동에 충실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이번 총선에 출마할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손 당선인은 "국민의당이 창당 돼 당선되기까지 짧은 기간 동안 나주와 화순의 밭과 들에서, 경로당과, 상가에서, 청년에서 어르신들까지 말씀하셨던 뼈아픈 현실을 잊지 않겠다"며 "소통을 통해 지역화합을 이루고 더 나아가 공정국가 구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편 가름 보다는 지역사회를 위한 바람직한 공동체 형성에 노력하고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광역단체장과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정책지원 중심의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나주 동강면 출신의 손 당선인은 서울대 법과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제30기 과정을 수료했다.

수원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광주지방법원, 서울행정원법원에서 8년 동안 판사로 근무한 뒤 2009년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변호사 활동 당시엔 공정거래, 방송통신, 에너지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4대강 살리기사업 입찰담합 사건과 케이블사업자 간 불공정행위, 음원유통사업자의 부당 공동행위 사건 등 갑을관계에서 발생하는 부당함에 맞선 활동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