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나주, 이 땅 생명의 땅에도 선거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민을 위해 내 지역을 위해 몸 바쳐 일해 줄 일 잘하는 일군이 누군지를 선택하는 선거일이 20여일 조금 넘게 남은 요즘 선거판은 거의 미친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본다.

자신이 누구인지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는 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온통 상대를 비방하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당선이 목표라면 한 사람의 지역민이라도 더 만나 자신의 인물됨과 지역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알리는 것이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의 뜻과 의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탐구는 사라지고 오직 대통령의 의지만을 바라보며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만을 경쟁하듯 공천을 하고 있는 여당을 바라보는 것만도 지겹고 역겹다.

그런데 앞으로 낙후된 내 지역을 위해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같은 야당들끼리 왜들 이렇게 그악스러운지 모르겠다. 누가 승리하던지 간에 앞으로 대동단결해야하는 상황이 아닌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가지고 이리저리 다시 비틀고 이전투구와 파벌의 언어로 물고 뜯으며 서로를 죽이고자 작정하는 어찌 이렇게  부끄러운 언어들을 배설하는지 모르겠다.

산업사회에 들어와 잠시 낙후되었던 100년의 세월을 빼고는 이 땅 나주는 그 오랜 세월을 언제나 역사의 중심에 서왔었다. 농사를 주업으로 삼으면서 백성들은 부지런하기 그지없었다. 또 한 모든 사물의 이치에도 해박하고 고상하기 하였으며 자존심이 강하면서도 의로웠다.

과연 나주의 역사를 말하는데 이 말은 더하면 더했지 조금치의 부족함이 없는 사실이다. 고려건국의 주된 세력으로 왕비를 배출했고 나주인 그의 아들을 왕으로 세운 저력의 어향이었다.

그리고 거란이라는 외적의 침입 때 고려 현종이 수도를 버리고 굳이 이 먼 나주 땅으로 몽진을 고집했을 정도로 인심도 덕스럽고 아름다웠던 땅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다들 가슴속에 새기고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극도로 혼란했던 고려 말,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느라 권력에 맞서다 귀양을 오게 된 정도전이라는 사상가를 따뜻이 품어 안고 살려낸 곳이다.

 귀양살이에 절망한 지식인의 상처 입은 그를 나주 혼과 사랑으로 살려내어 맑고 아름다운 조선을 건국할 수 있었던 혁명가로 다시 우뚝 세운 이들, 그들의 유전인자를 대대로 물려받고 살아온 이들이 우리 나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리고 조선의 문을 열면서 나라를 위해 빛나는 공을 세운 이들의 이름은 일일이 열거하기에 지면이 부족하다. 한글학자 신숙주, 다시 회진 영산강변 영모정에 누워계신 조선최고의 열혈시인 백호 임제 선생, 그가 없었으면 임진왜란 때 과연 이 나라는 어떠했을까? 거북선을 만드신 나대용 장군, 육지에서의 의로운 의병장 김천일 장군, 그리고 중국도 인정한 세계 3대 해양 문학 기행문인 표해록을 쓴 금남 최부 선생, 일제강점기에 독립투쟁의 도화선이 된 학생운동사건부터 수탈자에 대한 의로운 항거의 궁삼면 토지회수 운동의 역사들….

우리들은 춥고 배고픈 시절을 살아오면서도 내 지역 나주에 대한 이런 자부심과 긍지 하나로 나주를 지켜왔다. 그런데 근자에 소위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이들이 왜 이리도 고향의 이름에 분탕질을 하면서 부끄러운 역사를 쓰려 하는지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지도자들이 이러한 자랑스러운 나주 역사에 한 점 부끄럼 없는 이들로 서기를 바란다. 한번 던져진 미친 언어는 폭력처럼 우리의 정신세계에 큰 외상을 입힌다. 지역민에게 보내는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방을 중지하고 오직 꿈을 주는 비전으로 승부하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보내오는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은 정말이지 ‘노 땡큐’다. 나라의 주권을 잃고 우리의 순결한 언어마저 탄압을 받던 그 광기어린 일제 치하 때 그 원통 절통했던 세월을 살았던 시인 윤동주는 그럼에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노래했다. 그토록 비참하고 그처럼 탄압의 서슬이 퍼랬던 그 시절에 그 순결한 언어라니….

우리의 삶이 과연 윤동주 그가 살았던 그때처럼 비통한가? "아시아 해방"이라는 말도 안 되는 명분을 들이대며 무고한 시인을 생체실험의 마루타로 던져놓고 목숨을 요구했던 그 시절보다는 많이 낫지 않은가? 그럼에도 윤동주 그의 시는 조금도 독하지 않고 사무친 원한 같은 것이 없었다. 아!아! 어찌할까? 지독하고 사나운 염치없는 언어와 글 앞에서 순결한 언어로 하늘과 바람과 별까지를 사랑했던 윤동주 그가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유권자들도 이제는 눈을 부릅뜰 일이다. 누가 진정으로 내 고향 나주를 일해 온 사람인가, 그리고 일 해 줄 사람인가를 살피자. 부끄러운 비방글로 지역민들을 현혹시키는 자를 솎아내고 참 일군을 뽑는 일,  그 길이 미래 나주의 천년의 토대를 다시 세우는 길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