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3월은 죽었던 만물이 소생하는 힘찬 약동의 계절로, 또 병아리 같은 어린 아이들이 초롱한 눈망울로 새로운 꿈을 안고 걸음마를 떼는 설레임의 계절이라 부른다. 그런데 올해의 3월은 전혀 아니다.

북한 핵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의 국가적 중대 현안으로 시작되더니 각각의 분야에서 크고 작은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들끓었던 테러 방지법언의 저지를 위한 세계 최장기 필리버스터도 큰 인상을 남겼다. 무제한 토론으로 8일 동안 170시간이 넘는 릴레이로 사력을 다했으나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불통 스크럼을 뚫지는 못 했다.

옳고 그름이 많고 적음에 막혔다는 절망과 아쉬움이 참으로 컸던 부분이다. 다만, 이를 통해 국회 밖의 시민들과 공명, 공감하며 테러 방지법의 문제점이 앞으로 우리 국민을 얼마나 옥죄일 것인가에 대한 부분들이 속속 폭로되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우리는 어쩌면 앞으로 은행계좌도 통화내역도 국정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의 가장 내밀한 사적 공간까지를 속절없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개념 있는 국회의장으로 생각 했던 정의화 국회의장에게도 많은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테러방지 법안”을 사리에도 맞지 않는 “국가비상사태” 조건에 뜯어 맞추어 직권 상정한 것도 사안이 갖는 위중함에 비추어 볼 때 처리의 과정과 방법이 완전히 국민을 세 살 먹은 아이 취급하는 코메디 같다 라는 느낌이었다.
 
박근혜정부가 대북, 대일본, 대중국외교에서 모두 실패해서 더 불안해진 한반도 정세 속에서 우리의 국제적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는 외교 실패를 확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처음으로 발행된 초등학교 교과서 (6학년 역사) 국정 교과서에 오류가 많고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객관성을 잃고 있다는 점들 역시 푸르러야 할 3월 하늘이 더욱 절망의 색깔로 보는 요인이다.

정치권도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이 요동치고 그 중 야당정치사는 도무지 아무것도 가늠 할 수 없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딱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있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을 살아온 우리에게 이번 총선승리만큼 절박한 때가 또 있었을까 싶은 것은 이번 총선에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체재는 고착화 되어버릴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지방의 기초의원 주제에 내 지역일이나 걱정하지 뭔 오지랖 넓은 소리냐고 할까 싶다. 아니다. 나주는 이미 정권에 의해 1000년의 미래라고 하는 혁신도시가 살았다 죽었다 했던 경험을 나주시민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지금 이 땅의 민주주의와 서민대중, 농민들과 우리의 노동자들은 도무지 살 길이 없는 막막한 상황이다. 그리고 더 문제인 것은 친일파 후손의 대부분은 대를 이어 호의호식하며 살아가고 독립군의 후예는 헐벗고 굶주리며 3~4대를 이어오는 청산되지 않은 역사를 살아가는데 있다. 왜곡된 역사는 반드시 바로 세워야 한다. 우리 서민대중 대부분의 형편은 후자 그룹에 속한다는 점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3월이다. 문득 나라를 빼앗겨 일제에 사슬에 묶인 채 때를 기다리던 젊은 청년학도들이 탑골 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읽고 목이 터져라 외치던 독립만세!!그 함성을 그려진다.

상록수의 작가 민족시인 심훈은 해방된 나라 조국광복을 염원하며 이렇게 노래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 끊어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 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둣 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아! 아! 과연 이 시가 아니었다면 이 겨레의 얼은 한곳으로 응집될 수 있었을까? 그 어느 누가. 아니 세계 식민사에 그 어느 나라 그 어느 시인이 한 구절이나마 이와 같은 시를 써내려 갈 수 있었을까 싶다. 하늘에 사무치던 절절한 독립에의 염원에 깊이 깊이 고개를 숙인다.
 
서민대중, 노동자의 피폐한 삶은 과연 나라 잃은 그때보다 나아 졌을까?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메고 있는 보성농민 백남기 선생에 대한 정권의 폭압, 폭정을 보면서 하늘에 사무치는 이 땅의 백성들의 절규를 듣는다. 정권교체의 그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정청래 같은 의원도  쳐야 했나보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라도 가야하는 길  <그날이 오면> 그때 우리 얼싸안고 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