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지난 설 명절에는 우리 부부도 역귀성 부모의 대열에 합류했었다. 그리고 조금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여론의 바로미터인 기사님과 택시 안에서 잠시나마 아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딴에는 사투리를 안 쓰려 애를 썼는데 남도 특유의 억양은 눈치 빠른 택시기사 양반의 귀를 피해 갈 수 없었나 보다.

“호남은 지금 어때요?”로 시작된 정치에 대한 거침없는 그의 말에는 야당의 분열에 대한 강한 불만이 서려있었다. 조심스레 탐색을 하며 말을 아끼는 우리에게 오히려 “하나로 뭉쳐 싸워도 쉽지 않은 싸움인데 뭘 믿고 저 지랄들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리는 그를 보며 뼈아픈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열심히 일해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불만과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열망이 지금의 분열된 야당 모습에 대한 큰 실망감으로 나타난 것 같았다.

사드가 한반도에 가져올 위험, 북한의 동향, 개성공단 패쇠에 대한 전망, 그리고 정부여당과 야당에 대한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전망까지 이번 총선에서 꼭 낙선 시켜야 될 국회의원과 꼭 뽑아야 될 국회의원의 기준은 정확했고 날카롭다 못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이제 우리지역 국회의원을 뽑는 4. 13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어느 지역인들 자신의 고향 일꾼을 뽑는 일이 중요하지 않은 곳이 있을까? 내 고향 나주 역시 그 어느 때 보다도 미래 백년의 기초를 다질 내 고향 나주의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해 줄 국회의원을 뽑는 일에 온 지역민들이 지혜를 모아야 하는 참으로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

잘 할 것이라 믿고 일꾼을 집안에 들였는데 그가 헛간과 곳간도 구별 못하고 삽과 괭이도 구별 못한다면 이런 낭패가 어디 있을까? 새벽부터 부지런히 쟁기질해야 할 논밭이 어디인줄도 모르고 산으로 들로 선무당처럼 들쑤시고나 다닌다면 얼마나 애가 닳고 복장 터질 일일까?

모름지기 일꾼은 일꾼다워야 한다. 핏속부터 철저하게 내 고향 내 부모의 삶의 터전인 자신의 고향에서 나고 자라 고향 사람들의 일에 얼마나 성실한 자세와 애끓는 마음으로 일해 왔는가 부터 살필 일이다. 그리고 그가 해왔던 일들이 과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었는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이제는 꼭 면밀하게 살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말을 글이라고 쓰는 나도 조금은 한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지는 것은 왜일까? 이 부분에 관한한 나 개인적으로 너무나 실망스럽고 안타까웠던 오래전의 우리 지역 지도자라는 분에 대한 뼈에 사무친 기억이 있어서이기 때문이다.

공공의 이익과 나 개인의 이익에 있어서 반드시 지역의 유익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은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는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분은 자신의 재산이 공개되는 것이 두려워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예결위 간사 자리를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사실을 많은 시민들은 지금도 씁쓸하게 기억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외지에서 돈 좀 벌고 열심히 공부해서 출세 좀 했다는 사실은 한 개인의 개인사나 가정사로 볼 때에는 얼마나 자랑스럽고 박수쳐줄 일인가. 그러나 이제 그 일을 가지고 고향에 와서 “시장 하겠다”  “국회의원 하겠다.”라고 한다면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때는 그랬다. 돈을 자금줄로 삼아 또 고시패스를 이마에 붙이고 나타나면 쏠림현상이 나타나던 때가 없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유권자들이 웃는다. 지역을 떠나 2~30년을 떠나 살았으면 누가 뭐래도 외지인이다. 본인만 부득 나주 사람이라고 우기면 곤란하다.

지방자치 단체의 9급 공무원에게도 우리는 그들의 일터인 나주에서 먹고 자고 일해주기를 원한다. 모든 대한민국 사람이 거주의 자유가 있지만 공복이라는 이들에게 요구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그만큼 엄중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최소한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는 이는 가난한 서민의 한숨에 귀 기울이고 함께 손을 맞잡고 눈물 흘리는 사람, 지역에서 나고 자라 부모형제, 이웃들의 애환과 삶과 이들이 흘려야 하는 눈물과 한숨의 이유 정도는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나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과 애정은 물론 혁신도시와 함께 나주의 미래 100년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훤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밤낮으로 그 일을 위해 땀 흘리고 골몰하게 연구하면서 발바닥이 뜨겁게 뛰는 부지런한 사람이 누구인가?

나주와 아무런 상관없는 용산역 택시 기사님과의 잠깐 동안의 대화였지만 그는 명쾌하게 나의 생각을 정리해 주었다. 우선은 총선에서 지역 일꾼을 잘 뽑는 일이다. 그리고 야권의 대동단결로 정권을 창출 하는 일에 우리의 모든 땀과 눈물을 쏟아야 할 것이며, 이 일에 우리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지역의 일군을 뽑는 4. 13 총선,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