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누리과정 예산을 준다 못준다 하면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젊은이들의 출산기피 현상 때문에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보육시설들이  시설운영하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이는 엎친데 덮친 격인 것이다.

지난해 8월 동신대학교 보육시설 원장 재교육을 하면서 쉬는 시간에 만났던 전남지역 원장들의 하소연과 눈물이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아 함께 울어줄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던 것을 기억한다.

과연 아이들은 날마다 수 십 명씩 맡겨놓고 그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이 추운 겨울 난방비와 차량비는 어찌하며 먹이고 운영하는 식비와 간식비며 공공요금과 종사하는 이들의 인건비들을 어쩌라는 이야기인지 묻고 싶은 것이다.

시설의 규모에 따라 한 달에 천만원에서 오천만원이 넘는 곳도 있을 것인데 이 많은 운영비를 어찌하라는 건지 막막하다는 전국 어린이집 원장들의 피눈물에 정부는 뭐라 답을 할 것인가?

누리과정 예산은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갓 태어난 갓난아이서부터 온 국민에게 외친 공약이었다. 순진한 백성들은 그것을 철석같이 믿었고 내가 아는 어떤 젊은 부부는 무상 보육과 교육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자는 결혼 당시의 약속을 변경하여 연년생으로 내리 3명의 아이를 떡 하니 더 낳았는데 그들의 망연자실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딱한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가장 정성을 다해 보호해주고 육성해주어야 할  우리들의 미래인 어린이를 키우는 일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눈앞에 닥친 보육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시,도 교육감들이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타협의 기미는 조금도 보이질 않는것 같다. 정부가 온갖 생색과 큰소리는 다 쳐놓고 예산 한 푼 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을 지키지 않으면 이제 검찰 고발까지 가겠다니 이런 정부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지지리도 나랏님 복이라고는 없는 기박한 팔자 탓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은 것이다.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원장들이 이제 더는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지금 부모들의 상황은 직장을 당장 그만 둔 채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울며 보채 아이를 붙잡고 종일토록 집에서 씨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추가지원 없이 교육청에 생짜로 수조원의 지출 항목을 떠넘기고 있는데 교육감들의 항의는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0~5세 보육 국가 완전 책임제 실현” 이라는게 오늘날의 이러한 떠넘기기 상황에 “안들으면 느그들죽는다” 식의 공갈과 협박을  지칭한 것이었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세 살 먹은 아이에게 물어보아도 이번 상황은 정부의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할 것이다. 각종 언론의 통계를 들여다봐도 이번 누리과정 예산으로 인한 보육대란은 세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정부의 책임을 묻는 답이 월등히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법원 제소니 검찰 고발이니 들먹이는 것은 한 편의 코메디다. 완전히 공갈이요 협박인 것이다.

설사 법적조치를 취한다 해도 언제 결론이 날 것인가? 그 정도의 간단한 법 지식은 초등학생들도 아는 사실이다. 그때까지 보육대란을 참고 견디고 있으라고? 이 정부는 길가는 소도 웃을 일을 왜 그리 눈감고 아웅하며 국민들을 기만하는지 모르겠다.

누리과정에 대한 정부 주장의 거짓과 진실에 대해서도 알만한 국민은 모두 알고 있다. 오직 표 얻는데 급급하여 형편도 되지 않는 상황을 짝짜꿍했던 정부가 아니었던가?

자라나는 미래세대인어린이들의 교육과 보육문제에 이런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해서는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라고 단언 한다.

청년시대부터 직장다운 직장을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미래의 불안 때문에 결혼적령기가 늦어지고 설사 결혼을 하더라도 내 자녀에게 흙수저를 쥐어주게 될까싶은 두려움에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이들 젊은 부부들이 현재의 보육대란을 보면서 과연 아이를 한명이나 낳고 싶어 질른지 그것도 또 한 의문이다.

보육과 교육의 문제가 이런 난리라면 우리의 젊은이들은 점점 결혼과 출산이라는 것에 대해 더 냉정해지고 멀어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두렵다. 인구 감소로 인해 나라가 문을 닫아야만 정신을 차릴까? 많은 미래학자들이 말하기를 지금과 같이 저조한 출산률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국가의 문을 닫을 것이 가장 확실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대통령님! 대통령님! 제발 좀 약속을 지키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