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현재의 경제상황이 준전시 상황은 아니다 며 대통령 긴급 재정명령까지 들먹이는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정의화 국회의장이 요즘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박정의 정권 유신시대의 긴급조치 발동의 망령이 현실로 되살아나는 분위기이다. 두 달새 여섯 번이나 국회를 질타하시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사도 그리 편치 않은데 국회의장의 심기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헌법에는 긴급명령권의 요건을 “내우외환,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 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라고 규정 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의 끈을 잃지 않고 열심히 생업의 현장에서 땀흘려 일 하고 있다.  대통령께서는 한 달이 멀다하고 온 세계를 다니시면서 세계의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하민국의 위상을 실감하며 국위를 선양하고 계시는 중이다.

그런데 무슨 비상사태일까? 지금 이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새누리당 어르신들께서는 “야당의 분열로 기능이 완전 불능상태여서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 이란다.  쟁점에 대한 법안에 대해서 검토 한 번 없이 야당만을 탓하는 정부와 여당의 꼴이 딱하다. 이런 억지가 없다. 야당이 내홍에 빠지면 국가비상사태고 그동안 숱하게 여당이 친박이니 반박이니 하며 집안싸움을 하면서 내홍에 빠진 것은 뭐란 말인가?

정의화 국회의장께서는 직권상정이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는 여당과 청와대를 향해 결코 국가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는지에 동의 할 수 없다며 법전까지 들고 와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 초법적 발상은 오히려 나라에 혼란을 가져오고 경제를 나쁘게 할 수 있는 반작용이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출신 입법부 수장의 말이기에 그 의미와 울림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대통령께서 직접 노동시장 구조개편 법안 등 쟁점법안의 국회처리를 다그치고 이런 법안들의 처리를 “모든 국민이 바라는 일” 이라고 못 박으시면서 모든 사안을 흑과 백으로 그리고 선과 악으로 규정짓고 있다는 점은 사실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자신은 항상 선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항상 악이라는 식의 생각이다. 이러다가 “모든 국민이 바라는 일”을 위해 군대라도 동원하겠다고 나설까 싶어 심히 걱정스러운 것이다.

지난해 여름, 언론매체를 통해서만 봐왔던 정의화 국회의장과 곰탕 한 그릇 나누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여당출신의 국회의장 자격으로 호남을 방문했다는 사실, 그것도 나주를 방문해 주었다는 것에 크게 고무되어 기쁜 마음으로 영접했던 것이다.

여당 의원 출신이지만 특별하게 천년 목사골 나주의 역사에 대해 나름의 식견이 있다고 느꼈다. 또 한 대한민국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미래 1000년의 혁신도시 성공을 간절하게 기원하는 모습도 진실성 있게 다가왔었다. 천년 목사골 나주의 역사와 또 국립 박물관을 방문하고 온 후의 소감을 말 할 때도, 또 지방관아로서는 유일한 금성관 주변의 정비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참 신선하게 느껴졌었다.

그런 그의 정치적 행보는 여당 안에도 야당의 의견을 반영해 불 수 있는 소신 있는 사람으로 여겨져 마음 든든했었다. 줄곧 국회의장으로서 올 곧은 행보를 보여주면서 직을 수행해왔던 그였다. 이번의 일 역시 들끓는 여당의 아우성과 집요한 압박을 이겨내며 오만한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쓴 소리를 쏟아내면서까지 소신 있는 법집행을 하고 있는 그를 마음으로 응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시가 아닌 이상 아무리 국가의 상황이 급하다고 해도 국민과 야당이 반대하는 일이라면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함이 마땅하다. 그렇잖아도 잘 받아 적어야 생존한다는 “적자생존”이니 거수기롤 전락한 국무회의를 “어전회의”니 하는 등의 민망한 유행어가 국민들 입에 회자되고 있는 마당에 잦아지고 길어지고 강해진 대통령이 사뭇 두려워지기까지 한 것이다.

쟁점이 되고 있는 법안들이 온 국민의 박수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단 한 번도 보이지 않고 야당 탓만 하는 것은 곤란하다.

무엇인들 어렵지 않을까만 한국경제는 지금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라는 지뢰밭을 걷고 있는 만큼 청와대와 정부여당 그리고 야당이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그러나 너무나 일방적으로 입법부의 수장까지 밀어붙이는 오만한 대통령은 참으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