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아무리 보아도 승촌보는 행정구역상 나주에 속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때문에 그곳이 나주가 아닌 광주를 주소지로 둔 곳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은 이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곳이 나주 땅 이라고 생각했던 그 때 승촌보와 그곳 주변의 잘 가꾸어진 공원이며 체육시설 그리고 탁 트여 사방 멀리까지를 조망할 수 있었던 전망대 같은 시설은 오래된 나주의 역사문화와 잘 어우러진 관광의 자원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이 나주가 아닌 광주 땅 이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열패감에 속을 끓였는지 모른다.

과연 승촌보에는 주말이면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고 근자에는 평일에도 여러 동호회의 체육대회나 행사들이 몰려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명소가 되었다. 광주를 오 갈 일이 있을 때면 일부러 지름길이기도 한 승촌보 다리를 건너며 영산강 물길을 따라 차를 몰 때가 많다.

얼마나 그 길이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길이며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길인지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리고 11월 이맘때의 다섯 시 이 후 하얀 억새밭길 둑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승촌보 구간은 그 어떤 아름다운 길보다도 더 멋진 장관을 보여주곤 했다. 어쩌면 이 곳 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많은 인파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샘이 나고 잘못된(?) 행정구역에 속이 뒤틀렸는지 모른다. 광주사람들이 볼 때는 그 곳은 광주의 끄트머리이고 나주는 그냥 저 아래쪽 시골 동네이려니 생각하겠다 싶어 심사가 꼬이기도 했다. 그곳을 지날 때, 그리고 북적이는 인파를 볼 때마다 "너희들이 게 맛을 아냐?"고 했던 어느 탤런트의 광고가 생각났다.

그리고 과연 저 아래쪽 홍어냄새 나는 영산포 선창가를 위 아래로 나주가 어떤 땅 인줄 알기나 하냐 라는 나 혼자의 독백에 씁쓸했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이제 영산포에서 승촌보를 오가는 영산강호의 취항으로 말끔히 씻어지는 것 같다.

11월 5일 영산포 선착장 "영산강호" 취항식을 갖는 자리에는 영산강의 새로운 관광시대를 기뻐하는 하는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그동안 왕건호나 빛가람호가 황포돛대를 달고 죽산보 방면까지를 40여명의 승객을 싣고 느릿느릿 운항하는 목선이었다. 그러나 철선으로 만들어진 유람선 영산강호는 영산포에서 승촌보까지 10km 구간을 30분에 오가며 많은 관광객을 견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5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 중 나주 영산강유람을 한 세계의 젊은이들이 암모니아 냄새나는 홍어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최고의 관광이었다고 좋아하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 영산강의 뱃길을 이용한 관광은 대단히 매력있는 내륙관광 상품으로 분명 나주 관광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시민들과 기관 단체장들과 함께 철저하게 관광객의 입장이 되어 둘러보았던 영산포에서 승촌보까지의 뱃길은 생각했던 것 보다 주변 경관들이 아름답고 아늑하여 다행스러웠다.

다만 아직은 처음이기에 생각지 못한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거기에 따르는 애로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얀 억새와 잔잔한 물결, 가까이 다가가면 잡힐듯한 강변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고 정겨웠다.

그러나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에 젖어드는 것을 방해하는 배에서 나는 소음은 아쉬웠지만 누군가 말하기를 그 부분은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거라 하니 우선은 믿어볼 수밖에…. 부드러운 물길을 휘감고 도는 영산강은 참 아름다웠지만 구간구간 시야를 가리는 곳도 없지 않았다. 이 또 한 지혜롭게 잘 가꾸고 정리하여 오히려 그곳을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가꾸어 가는 노력도 꾸준히 병행해야 할 것이다.

나주시립국악단의 수준 높은 선상 공연 또한 다른 어떤 곳에서도 맛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흥취를 선물로 받은 느낌이었다. 이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나주관광에서만 가능한 공연일 것이다. 영산강 관광시대를 성공적으로 견인하기위한 저들의 수고와 많은 관계공무원들의 마음 졸임과 땀과 눈물의 노력이 얼마나 컸을까싶어 박수를 보낸다.

사람이 모이는 광주 승촌보에 배를 띄운다는 발상, 그리고 그 곳 관광객들에게 나주의 역사문화의 본류인 영산강을 경험케 하고 영산포의 홍어 맛이며 찬란한 나주 역사의 유구한 멋과 흥을 알리겠다는 야심찬 노력이 반드시 큰 결실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영산포에서 승촌보 까지의 뱃길로 어떤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오게 될 그 날을 기다리며 우리들 모두는 좀 더 성숙한 의식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단 한사람의 관광객일지라도 그들을 마음을 다해 섬겨 감동케 하고 나주를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일, 그 일은 우리 모든 시민들 모두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