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갈라서 무엇에 쓰시려나?

크고 작은 권력을 떠나 전임자의 행적을 폄하하고 지우려는 작태는 비일비재다.

가장 비근한 예로 김대중 정부의 북한에 대한 햇빛정책에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꼴통 보수들이 광분하게 되는데 그중 백미(白眉)는 박근혜 정권 탄생을 위한 대통령 기록물 불법 유출 사건이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를 지고지상(至高至上)의 가치로 여기는 나라라면 감히 생각 할 수 없는 법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도덕은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이 맑지 않다는,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에 근간한다. 즉 지방자치행정이라는 구조가 서구적 민주주의가 아닌 고질적 상의하달이라면 틀림없이 일방(一方)의 명령이 통하고 되어 있고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병폐가 있기 마련이다.

나주시가 이런 딜레마에 갇히고 있다는 우려는 바로 ‘사단법인 농어업인 회의소’에 대한 나주시의 부당한 간섭이 대표적 사례이다. 나주시는 2011. 8. 에 ‘나주시 농어업인 회의소 설립 및 운영 지원 조례’를 제정한다. 목적은 농사업의 발전과 농사꾼의 지위 향상 그리고 보편적인 공익이 목적이다. 대한민국 최초로 농어업인회의소라는 딱지를 가지고 탄생한다. 또한 나주시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출연금품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우여곡절 끝에 임성훈 나주시장 체제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권력이 들어서자마자 농어업인회의소가 선거개입이라는 악의 축으로 지목되어 해체 작업이 노골적으로 시작 되는데 나주시는 치졸하게도 근거 없는 나주시 감사팀을 동원하여 지적 사항을 만들고 그 지적 사항을 개선하지 않으면 나주시가 지원하기로 되어 있는 출연금 등을 주지 않겠다는 대포를 쏘게 된다.

해당 조례 내용은 나주시장이 업무?회계?재산에 대해서 검사와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생뚱맞게 감사라는 칼춤을 한 바탕 추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이란 반대급부 없이 그 사업을 위하여 사용하라는 법적 의미인데 나주시는 감사를, ‘회의소’ 직원 몇몇을  찍 내기 위한 연장으로 사용 했다는 이야기다.

나주시는 급기야 출연금을 가지고 ‘회의소’를 나주시 입맛대로 핸드링이 부족하다고 생각 했던지 출연금이란 조례를 무시하고 보조금을 만든다. 관련 조례의 개정 없이 ‘회의소’에 2천만 원을 주기는 주는데 사전 정지작업으로 나주시 감사에서 지적한 받은 사항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보조금과 출연금에 대한 법적 차이는 상당하다. 보조금은 당해 사업을 정해 놓고 정해진 사항과 틀리면 환수 조처가 가능하다. 그런데 나주시의 요구는 ‘현 회의소’의 임원은 손을 떼라는 것이다. 나주시장과 코드가 맞은 사람 주축으로 개편하겠다는 의미다.

이쯤 되면 나주시는 막가자는 의미라며 ‘회의소’는 격분하고 있는데 나주시 담당자는 한참 느긋하다. 그들이(회의소) 보조금 신청을 하지 않아서 안 주는 것이지 나주시가 안 준다는 것이 아니라는 참 똑똑한 답이다.

그런데 이 문제가 나주시가 원하는바 대로 흘러 갈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보조금을 안 받고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것인데 나주시의 앞날에 지뢰밭이 형성 되고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하기야 새로운 정치조직으로 승승장구라는 원대한? 꿈의 실현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주시장이란 자리는 친소의 관계에 의한 행정의 손가락질이 아니라는 것만은 알아야 한다. 좌정관천(坐井觀天)이라는 말이 있다. 나주시장은 보는 관점을 확장해야 한다.

정치공무원들은 부활시키고 잔챙이들은 정리 하겠다? 편을 갈라서 어디에 쓰실려고? 라는 의문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