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32호인 나주목사내아 금학헌은 조선시대에 나주 목사가 기거하던 살림집으로서 상류주택의 안채 등을 엿 볼 수 있는 중요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나주시가 2009년부터 숙박체험이란 이름으로 개방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숙박료를 받고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처음 예상했던 체험방향이 아닌 젊은 부부들이 정기?를 받으려고 러브 텔로 이용하고 있다면 나주시의 체통은 한 마디로 말해 개차반이 되고도 남는다.

나주지역에 있는 문화유산을 널리 외부에 알리는 것도 중요한 하나의 과제이다.

알리는 것을 홍보라고 한다면 홍보에서 얻을 수 있는 상대적 가치가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모저모를 아무리 살펴 생각해보아도 숙박료와 젊은 부부라면 잃은 것이 더 많게 되어 있다.

목사내아 입구에 걸려 있는 금학헌(琴鶴軒)이란 뜻은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학처럼 고고하게 살겠다는 선비의 지조를 말하고 있다. 선비의 지조라는 숨결이 배어 있는 장소에서 잉태를 위한 숙박이라면 낮 부끄러운 일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나주의 기개가 살아나게 된다.

또한 나주를 거쳐 갔던 목사(牧使)중에 가장 걸출한 유석중, 김성일 목사의 이름을 빌린 방을 만들었다는 것은 몰지각한 지역역사의식이 부른 참극이다.

훌륭하신 선비들을 욕보이는 행위가 아니냐는 물음이 일만한데 나주시의 답이 몹시 궁금하다.

왜 이러한 문제가 일게 되었는가에서 문제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목사내아의 활용도는 숙박 아니고도 넘치고 처진다. 문화유산을 계승하여 발전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그 답은 너무 쉽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관아 문화재에서 숙박업?을 한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나주시의 행태를 전혀 이해 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다.

물론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찬성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나주시를 알리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나주시를 알리기 위해 잠자리 제공업을 할 수 있냐는 강한 부닥침에 여운이 없다면 고장 난 행정이 분명하다.

나주라는 지명은 역사적으로 엄청난 대서사성을 품고 있다. 우리 것을 확실히 찾고 지켜 주었을 때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되어 있다. 선인들이 우리의 못난 숙박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실까 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아무리 지역홍보가 다급하다고 해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은 반드시 넘지 말아야 지역의 위상이 바로 설수 있다.

역사라는 것을 후인들이 임의대로 헐값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일이 틀림없다.

에로부터 조문(弔問)한 후 혼례식장은 갈 수 있으나 혼례식장을 다녀온 연후에 조문을 갈 수 없다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인륜지 대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부끄러운 단면을 고쳐보자는 이야기다.

아무리 정기?가 그렇다 쳐도 누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는가? 시인묵객이 묵어간다면 몰라도. 나주시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