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원리를 ‘뻔뻔함’과 ‘음흉함’으로 정의한 ‘후흑학(候黑學)’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고전에서 기업경영과 자기계발의 요소를 찾아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던 저자 신동준이 이번에는 청조 말 이종오의 기서 〈후흑학〉을 분석해 책으로 내놨다.

당시 이종오는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국을 구해낼 방책을 깨우치기 위해 사서오경, 제자백가와 24사를 탐독하던 중,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공명을 떨친 왕후 장상, 호걸, 성현들 중 후흑학을 통해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 ‘후흑학’을 저술했다.

‘후흑(厚黑)’은 두꺼운 얼굴을 뜻하는 면후(面厚)와 시커먼 속마음을 뜻하는 심흑(心黑)을 줄인 말이다. 이종오의 ‘후흑학’은 ‘실리를 위해 도덕을 폐하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로 대륙 전역에 화제를 모았다. 금번 소개하는 신동준의 《후흑학》은 현대 중국인의 국민성에 큰 영향력을 끼친 학문인 이종오의 ‘후흑학’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책이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 ‘뻔뻔함과 음흉함의 미학’을 핵심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 유방과 항우, 장량과 한신, 조조와 유비, 손권과 사마의, 장개석과 모택동 등 오월동주로부터 신중국의 개막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대륙을 누볐던 영웅호걸들의 후흑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영웅호걸이라 불리며 중국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위인들이 하나같이 낯가죽이 두껍고 음흉하기 이를 데 없는 인물이었음을 일깨우며,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공명을 떨친 왕후장상, 호걸, 성현들 중 후흑을 통해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역설한다.

이종오는 와신상담의 주인공 월왕 구천을 후흑의 최고봉으로 꼽는다. 그가 오왕 부차에게 보였던 비굴함, 그리고 마음속에 감췄던 복수심, 나중에 자신의 복수를 도왔던 문종과 범려를 숙청하는 과정 모두가 후흑의 진수라는 것이다. 또한 항우가 유방의 적수가 될 수 없었던 것 역시 유방이 워낙 후흑의 대가였기 때문에 애초에 상대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후흑학(厚黑學)은 '세상 제대로 살기'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특히 정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정도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만든다. 후(厚)라는 것은 후안(厚顔), 즉 낯가죽이 두껍다는 뜻으로 모든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말하고, 흑(黑)은 흑심(黑心)으로 뱃속이 검어 그것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염치없는 것을 말한다.

《후흑학: 승자의 역사를 만드는 뻔뻔함과 음흉함의 미학》은 이종오의 ‘후흑학’의 요체를 핵심적으로 압축해 소개하고 있으며, 원전이 강조하는 ‘구관육자진언’, ‘주관육자진언‘ 등 관직을 얻거나 유지하는데 필요한 후흑술을 21세기에 맞게 재정비해, 글로벌 전쟁터에 뛰어든 기업의 총수, 간부, 상사와 부하직원들이 마땅히 지켜야할 9가지 처세술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후흑학을 읽어야할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승자의 역사인 사서의 기록을 살펴볼 때 분명히 나타난다. 절세의 구세주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하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흑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는 게 바로 이종오가 24사를 통독한 뒤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더 이상 후흑을 ‘뻔뻔함과 음흉함을 바탕으로 한 처세술’ 정도로만 치부 할 수 없을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큰 뜻을 세우고 그것을 반드시 이룰 수 있는 ‘인간경영’의 비밀을 배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