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우리는 이런저런 일에 부딪친다. 쉽게 해결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용을 써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 날듯이 즐거운가 하면 쓸어내린 가슴으로 생을 포기하고 싶기도 한다. 누구든 길지 않은 생에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는가 하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도 있다.

사람의 일이란 대부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들에 무언가 원칙을 정해놓고 접근한다면 낭패에 휩쓸리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그러한 원칙을 어떻게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적용시키느냐 하는 점이다. 알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것이 사람 사이의 원칙이라는 생각이 새삼 커지면서. 

불가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法)이라 하고 법의 깨달음을 참모습이라 한다. 부처님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중생에게 그대로 살아가기를 가르치며 48년을 길에서 설법하다가 열반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성불하기를 늘상 염원하고 있다.

지난 2,500여년의 세월에 수많은 선지식들이 부처님의 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 같은 말씀들이 오늘까지 불변의 진리로 전해오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 이후 많은 제자들이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수행을 하고 그 결과 아라한의 경지에 이른 분도 많다. 그러나 여직 누가 부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모를 일이다. 선지식 가운데 한 소식 들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었는데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지를.

불가의 말씀에는 금생에 이루지 못한 성불이라도 오랜 겁의 수행이 되면 다음 생에는 이루게 된다고 한다. 금생에 깨달음을 얻지 못했지만 그것은 수행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아직 인연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결국 오랜 겁의 세월을 지날지라도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만으로 깨달음의 종자를 심는 셈이다.

스펜서 존슨이 쓴 ‘선물’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영어로 선물은 ‘Present’이다.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거나 마음의 정을 전하고자 주고받는 물건이 선물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 스펜서 존슨은 우리가 공기로 살면서도 공기의 귀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선물을 받으면서도 선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깨닫게 해 준다.

선물이 무엇인지는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다. 또 그 선물이 어디에 있는지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선물이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는 것인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 깨달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다만 잊었거나 잊고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선물의 ‘Present’는 다르게는 ‘현재’이다. 우리가 귀중하다는 선물은 바로 현재라는 평범한 시간에 다름 아니다. 결국 부처님의 말씀은 이 같은 자연의 이치를 알려주는 일상적인 깨달음에 이어져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육체적 고행으로부터 깨달음을 구하셨던가. 아니다. 보리수 아래에서 좌선을 하시면서 깊고도 오묘한 깨달음에 이르렀던 것이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세상을 심안으로 바라보는 좌선은 자연의 본질을 깨닫는 요긴한 방법이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에서 현재의 일에 충실할 것을 가르친 잠언적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잘못 또한 지나가는 것일 뿐 그 어떤 형태로도 바꿀 수 없다. 보다 귀중한 것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내는 일이며 과거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그 누구도 미래를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하는 것이 있다면 더 많은 계획을 세우고 멋진 미래를 그리면서 현재에 충실한 계획을 세워 한 순간 한 순간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이것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겠는가.

스펜서 존슨의 선물은 과거로부터는 교훈을 얻고 현재에는 충실할 것이며 미래는 계획하는 것이라 하였다. 평범하지만 우리 삶의 시간적 골격을 짚어낸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깨달음을 멀리서 찾는 일이 많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바로 내가 만든 내 자신만의 원칙인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부처님의 깨달음은 언제나 바로 당신과 함께 있다. 이제 기쁜 일, 슬픈 일, 어려운 일들을 자신의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면 어느 경우이든 삶은 이전의 삶보다 행복하고 풍성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