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가공업체인 사조화인코리아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H5N8A에 오염된 오리 수 만여 마리를 폐기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집단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8일 영산동 평죽마을 주민 20여명은 마을 입구에 위치한 사조화인코리아 소유 대형 창고 앞에서 오리 사체 처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사조측은 지난달 30일부터 해당 창고 안에서 AI감염 오리와 뒤섞여 도축된 오리 6만5000여 마리를 미생물균제를 이용한 '비매몰 소멸처리' 방식으로 페기처분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체가 부패하면서 스며 나온 악취가 인근 마을로 퍼지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 지난 7일 산동 평죽마을 입구에 위치한 사조화인코리아 소유 창고안에서 오리 6만5000여 마리가 폐기 처분 중인 가운데 발생된 악취로 마을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소멸처리 중인 오리는 영암군 시종면 AI발생 농가에서 지난달 24일 유입된 오염오리 1만1200마리와 뒤섞여 도축된 오리 14만여 마리 중 일부로 방역당국에 의해 전량 폐기처분 명령이 내려진 도축 물량이다.

해당 창고는 지난 2011년에도 AI에 감염된 오리 수만여 마리를 주민 동의 없이 몰래 매몰 처리하는 과정에서 악취발생과 지하수 오염 등으로 집단 민원이 발생된 장소다.

마을이장 박경자씨는 "당시 화인코리아 측에서 해당 시설 안에서 오리사육과 AI발생시 사체 매몰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주민들에게 공증까지 서줬다"며 "당시 공증서에 명시한 대로 주민들과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의 집단 반발에 사조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체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침출수가 발생하는 매몰처리 방식 보다 친환경적으로 확인된 미생물균제를 이용해 사체 처리를 할 것을 요청해와 나주시 축산과와 협의해서 해당 시설물 안에서 폐기처분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증부분에 대해서는 법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향후 주민들과 긴밀히 협의해 민원발생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생물의 일종인 호기성 호열균을 이용, 비매몰 소멸 처리방식으로 폐기처리 중인 오리 사체는 분해되는 과정에서 10여일 동안 가스가 발생하지만 이후부터는 가스발생이 줄어들고 자연분해 돼 3개월 이후에는 양질의 재활용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