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늦장대처라는 비난도 고개 들어

요즘은 장마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 때 나라에서는 거짓말 할 수 없다며 장마철이란 단어를 사용치 않았는데 올해는 유독 늦장마가 기승을 부렸다. 이 기승에 가장 힘든 사람들이 농부들이다.

과수 농가는 늦장마 그리고 이른 추석과 맞물려 최악의 상태이고, 벼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농민들도 한숨이 깊어만 간다.

벼의 이삭이 패는 시기에 잦은 비로 인하여 벼의 목도열병 방제시기를 놓친 농가들의 나락은 폐농 수준이다. 이러한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은 안창동 투주마을과 다시 광암마을 등이며, 아직 전수조사가 끝나지 않아 전체 피해면적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나주시의 설명이다.

나주시는 부랴부랴 신정훈 국회의원, 강인규 시장, 김오재 농업기술센터소장 등을 앞세우고 현지 확인 조사를 했지만 국지적 피해이다 보니 정부 차원의 재난지역 등은 생각 할 수도 없고, 다만 전남도 등과 함께 지역 차원의 피해보상을 건의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벼 목도열병에 의한 피해는 상당한 시간 전에 발생 되었고, 피해를 본 농민들이 나주시에 수차 관련 피해 보상에 대한 문의를 하였음에도 이제 서야 전수조사 운운은 발 빠른 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는 비난도 있다. 즉 사또 떠난 후에 나팔이라는 말이다.

병해충 피해에 대한 관련 정부 보상 기준이 없다 하더라도 나주시는 당연히 전수 조사를 통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는 아이 젖 주는 식의 행정은 없어져야 할 관폐(官弊)에 가깝다.

나주시 의회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 시의원들이 농촌지역과 무관하지 않다. 무관하지 않다면 무엇을 하였냐는 말인데 나주시 정례회기 때 이와 관련한 시의원들의 질의는 한마디도 없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나주시의회의 자화상이다.

우리는 흔히 염불과 잿밥이라는 말로 본분의 역할을 강조 한다. 염불과 잿밥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즉, 염불을 위한 잿밥이 필요하지 잿밥을 위한 염불을 되어서는 본분의 어긋남이다.

반식재상(伴食宰相)이라는 옛말이 있다. 그 뜻은 밥만 축내는 재상이라는 말이다.

나주시 공무원과 나주시의회가 이래서는 안 된다. 모두다 지역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자는 부탁이다. 가능한 한 힘겨운 사람들의 속내를 살피자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