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

‘그의 마음까지 기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  《기록 :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를 소개하는 문구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동반자이자 비서였던 윤태영은 이 책을 통해 ‘대통령 노무현’은 물론 ‘인간 노무현’의 이면까지 아우른다. 윤태영 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윤태영 비서관을 곁에 두고 자신을 관찰하며 기록하도록 했다.

‘기록’은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이었고 원칙이었다. 기록된 것만이 역사가 될 것이며, 스스로를 절제하고 동여 메는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윤태영 비서관에게 자신의 모든 회의나 행사에 자유롭게 배석 할 수 있는 특권을 주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독대 금지’의 원칙을 지켰으며, 윤태영 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거의 모든 만남에 배석했다. 공식적인 만남은 물론, 공개되지 않은 개인적 일상까지 함께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마주했던 상황과 고뇌, 생각과 궁리의 실체를 가장 온전하게 전달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연재돼 수많은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저자의 칼럼을 새롭게 다듬어 담았으며, 칼럼에 담지 못한 못다 쓴 이야기와 퇴임 이후 봉하에서의 기록을 함께 엮었다. 1부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과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2부는 재임 시절의 성광과 좌절을, 3부는 퇴임 이후부터 서거까지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고 있다.

윤태영 비서관은 대통령의 뜻을 수행했다. 윤태영의 기록은 재임 시절부터 퇴임 후 서거까지 가 수백 권에 달하는 휴대용 포켓 수첩, 1백 권에 달하는 업무수첩, 2,400여개의 한글 파일로 생성 되었다. 이 책은 그 기록들로 시작되었다.

마지막 세 장의 제목은 ‘고난’, ‘유폐’, ‘작별’이다. 겉으로 쉬이 드러나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고뇌는 윤태영 비서관의 시선 속에 포착된다. 하지만 윤태영은 고요하고 절제된 언어로 기록을 이어간다. ‘노무현의 필사’로서, 또는 오랜 관찰자로서 자신의 사명을 다한다.

이 책엔 ‘노무현의 진심’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노무현이란 인물은 하나의 감동적인 서사로 우리 앞에 당도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그리움은 이제 노란 빛깔 희망으로 도약할 준비를 한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 교수는 《기록》에 대해 “사실(事實)이라는 작은 조각 그림이 어떻게 진실(眞實)이라는 큰 그림을 만들어 내는지 그 비약이 놀랍다”며 “대상과의 지근거리에서 어떻게 그처럼 담담한 시각을 견지할 수 있었는지 그 절제가 놀랍다”고  밝혔다. 이어 “《기록》을 통해 우리는 한 인간의 고뇌와 애정의 내면을 만나게 된다”며 “최종적으로 만나는 것은 한 인간의 정직한 ‘얼굴’이다. 그리고 얼굴은 ‘얼골’이며, 얼골은 ‘얼꼴’이며, 얼꼴은 글자 그대로 ‘영혼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증언한다.

문재인 의원은 “이 책은 노무현을 닮았다. 담백하고 정직하다”며 “숨기거나 보태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노무현이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기록의 역사’라고 말했다”며 “기록된 것만이 역사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혹 정무적인 문제로 구두 보고나 서면보고의 필요성을 참모들이 애기 했을 때도 ‘기록에 남기기 두려운 일은 아예 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며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윤태영 비서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고, 이 책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벌써 5년이다. 강산이 반은 바뀌었을 시간이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은 사람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곁에 있다”고 반추했다. 이어 “그리움은 희망이 되기도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도전했던 가치, 고난과 좌절은 우리가 가야할 희망과 미래의 다른 이름이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