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나주시가 민선 5기 임성훈 시장 체제하에서 추진하다 멈춘 화물차 공영 주차장을 건립하겠다고 한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무려 150여억 원이며 정부에서 장려하는 사업이라 90%가 국비다.  

이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화물운송사업 발전과 종사자들의 서비스 향상에 있다는 정부의 설명이다. 부수적으로 밤샘 이면도로의 불법 주차에 따른 문제점도 동시에 해결 한다는 이유도 있다. 겉으론 그럴싸한 사업 같지만 현실적으론 나주시에 큰 낭패를 불러 올 수 있는 일이다.

옆 고을 강진 성전에 있는 화물차 공영 주차장이 그러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강진에 들어선 이 화물 센터는 광양컨테이너부두로의 이동과 목포·완도항의 접근이 용이하며 목포~광양간 고속도로 성전IC 출입구에 위치해 물류운송의 요충지로 손꼽힌다며 자랑이 대단 했었다. 조건만 가지고 판단 한다면 훌륭한 입지조건이며 성공은 ‘묻지 말라 갑자생’이었다.

여기에다 물류창고를 두고 목포, 여수, 순천, 광양, 강진 등 도내 5개 지역 주요 물류거점 기지를 만든다는 전남도의 대단한 구상이었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어 전전긍긍이다. 목포에서 여수나 순천, 광양을 가는데 2시간 남짓이라 이 물류기지를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나주시는 이러한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에서 장려하는 사업이고, 국비가 90%라는 것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나주지역 경제에 효자노릇 할 것처럼 여길 것 같지만 내용을 찬찬히 뜯어 살피보자면 나주 지역의 화물기지는 성공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이미 광주시 광산구에서 진곡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가 운영되고 있어 나주에서 광주권의 물류확보는 어렵게 되어 있고, 과거처럼 영산강변 포전에서 생산 되었던 채소류가 사라진 후 나주의 물류는 급감되었다.

광주와 같이 평동 산단을 끼고 있는 큰 도시에서도 현재 화물차 차고지의 85%정도의 활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승용차들의 주차이용이 50%를 차지하고 있어 나주시의 화물차 차고지 계획은 철저한 제반기초 조사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주처럼 도농이 혼재된 지역에서 화물차주들이 얼마나 호응 할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즉 주먹구구식은 예산낭비를 불러 올 수 있으며, 나주시의 큰 치적이 아니라 우환덩어리로 남을 개연성이 높다.

또한 생계형으로 화물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별도의 차를 소유해야 하는 이중고를 가질 수 있고, 반남면에 사는 화물차주가 이용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동신대 앞을 경유하여 광주나 목포 쪽으로 이동하는 화물차는 눈 씻고 찾아보아도 보기 힘들다. 서해안 고속도로 와 광주·무안 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이제는 나주가 교통 요충지가 아니라 변방으로 밀려 난지 오래다. 

정부는 화물 차고지에 편의시설(매점)과 주유소 등을 운영하여 지역 경제나 일자리 창출 등등을 운운 하지만 화물차고지의 운영은 대부분 화물 연합회에 위탁 되고 있어 지역민간 갈등도 증폭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위탁 결정은 해당 지방자치가 아니라 정부의 입김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지역의 부(副)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비난도 다른 지역에서 크게 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특성상 수익이 없다면 청상 나주시가 떠안아야 되고,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고, 이러한 난맥은 하루 이틀에 걸쳐 해결 될 사항이 아니기에 첫 삽을 잘 뜨자는 말이다.

계획은 좋지만 결과가 시원치 않는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이 최상이다.

나주미래산단이 개판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요 예측이 엿장수 가위 치듯  해 놓고 책임 질 놈들이 없는 것이 지역의 현실이다.

누가 골병이 들겠는가? 바로 시민들뿐이다. 진심으로 나주 발전을 염원 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주시장은 이런 점들을 크게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