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 세상은 ‘웰빙’의 물살이 거세다. 숫제 웰빙으로 굽이쳐 흐르고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살아가는 주거공간까지 웰빙의 상표(?)가 붙은 제품을 구입해야만 비로소 안심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누군가 ‘웰빙’이라는 리모콘으로 우리를 지켜보며 조정하고 있는 것만 같다. 업자들은 도수 낮은 술을 앞 다투어 개발하고 니코틴이 적은 담배만을 피우라고 권한다. 이럴 때 자꾸 악어의 눈물이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 최근에는 상업주의적 관심에서 벗어나 가정과 직장의 행복을 추구하는 웰빙 문화 본연의 의미인 네오 웰빙(Neowell-Being)바람이 활발하다. 좋은 일이며 웰빙이 목표하는 곳도 여기일 것이다.
 
바쁜 일상으로부터 몸과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자는 웰빙 바람이 우리네 생활문화 전반에 들어차 있다. 많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 대신 유기농 야채와 안전 먹거리를 찾고 향긋한 스파 마사지와 헬스클럽, 요가 센터를 찾는다. 정서적 안정을 위해 문화 행사장으로 주말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웰빙은 이제 우리 생활의 중심에 다가온 또 하나의 문화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흘러나온 신선한 바람, 신선한 멜로디, 신선한 어깨춤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을 옛말에는 ‘죽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생결단’이 그렇듯 황홀한 만큼 좋은 것은 숫제 ‘죽여준다’고 한다. 허나 삶은 生 하나만으로 굴러가는 수레가 아니므로 누군가 ‘왜 사느냐고’ 물어오면 웃어 보이며 조금쯤 천천히 사는 여유를 말할 차례다.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더불어 사는’ 상생의 문화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이 때문이다.
 
웰빙은 우리네 삶에서 꿈꾸어온 ‘안녕’이나 ‘행복’의 개념과도 해후한다. 나뿐이 아닌 너, 우리 모두가 더불어 안녕이나 행복의 개념 내에 포함되고 그러기에 웰빙이 가야할 길은 무한대이며 전 분야에 걸쳐 추구된 삶의 본래성이다. 나아가 대립과 갈등 대신 화합과 조화의 길이 공동 목표를 위한 삶의 양보이며 관용이며 우리들 자신을 넘어서는 더 큰 초월이다.
 
7월 1일, 새 임기의 지자체가 출범했다. 저마다 주민만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약속과 다짐으로 배 띄운 4년이다. 정치와 행정도 실천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웰빙이 가능하다는 시금석적 임기였으면 좋겠다. 반복된 일이지만 우리 지역 호남은 이번에도 새 정치를 표방한 ‘새정치민주연합’을 선택했다. 새정치란 무엇인가. 거두절미하고 주민만을 생각하고 주민만을 섬기는 주민 제일주의 행정이다. 미래를 향한 우리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주민들께 고두백배 언약한 일들을 두루 실천했으면 한다. 자연속의 계절은 여름인데, 언젠가 다가올 꽃 피는 봄소식처럼 벌써부터 기대와 설레임은 시기상조인가. 
 
웰빙은 그 출발점이 상대를 향한 배려이다. 웰빙은 어느 부분 자기희생이며 헌신이기도 하다. 입으로는 다짐하고 뒤돌아서면서 잊는다면 이보다 큰 실망은 없을 것이다. 엄숙한 것은 지켜야 할 자의 지켜내는 믿음에 있다. 웰빙을 생각한다면 말뿐이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는 정치와 행정만이 세상을 새롭고 편안하게 하는 일임은 물론이다.
 
‘더불어’와 ‘함께’를 신망하지 않고서 어찌 시대적 고통과 한기를 건널 수 있겠는가. 필요한 것은 지역민이 함께 어깨동무하고 ‘상생과 화합’의 대로를 가는 일이다. 지역에서 민생경제를 일으키고 개혁의지를 실천하는 일은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다. 허나 주민과 지자체가 두루 이기는 윈윈 게임- 그 멋진 상생의 행정이 7월의 녹음만큼이나 싱그럽기를 기도한다.
 
딸 캐럴이 런던에 방 두 칸짜리 집으로 이사 했을 때 대처 수상이 직접 가서 도배와 페인트칠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때 했다는 대처의 말은 인상적이다.
 
“정치하기보다 도배질이 어려웠다. 하지만 도배를 하면서 느꼈던 손가락 끝의 행복은 정치를 해서는 얻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웰빙이 사시사철 넘치는 세상이다. 거들지 않고 옮겨지는 것은 없다. 웰빙은 머나먼 별나라의 얘기가 아닌, 눈썹만큼 가까운 우리의 현실의 문제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요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