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박근혜 정권 들어 정부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학교 폭력, 가정폭력 그리고 성폭력을 비롯해 부정 불량식품 범죄를 4대악으로 규정, 그 척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4대 악은 대부분 사회 약자가 직접적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민생치안을 위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경찰청에서 강조하는 악(惡)의 일소(一掃)가 일반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은 온도차이가 크게 다르다.

특히 최전방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경찰서의 조사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들이 사회악에 대한 척결의지는 글쎄요? 라는 의문부호가 강하게 찍힌다.

또한 언론이나 언론인이라는 지칭은 정론직필, 즉 사회의 구부러진 부분을 바로 펴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공공의 의(義)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진 언론인들이 쉽게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죄로 피소되기 일쑤인데 사법당국에서는 기사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우선하면 그 죄를 묻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그 글의 공공성을 수사관이 판가름하여 기소나 불기소 의견을 낸다.

일전 본지에서는, 과거에 범죄 경력(전과)이 있는 사람이 노점상에게 돈을 갈취한다는 내용과 함께 나주경찰서의 수사를 요구하는 글을 게재했는데 이 글이 빌미가 되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피소 되었고, 충분한 증빙자료 제출과 함께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 핵심은 노점상에게 돈을 갈취 했다는 것과 범죄경력을 기재 했다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이라는 것이다.

조사과정에서 관련 노점상인의 육성 녹음과 녹취록, 사진을 제출 했었고, 사실적시는 대법원 판례에 준해야 한다는 요지로 조사를 마쳤는데 나주 경찰서 지능계(경제팀) 장영국 경위는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했다.

기소의견을 낸 수사결과를 묻자, 범죄 경력(전과)의 적시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전체 기사의 맥락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전과자가 아무 근거 없이 노점상인에게 금품을 갈취하고 있으니 나주경찰서는 당장 수사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 중에서 ‘전과자’라는 사실적시의 기사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符合)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처음 그 문제를 제기 했을 당시 나주경찰서의 수사를 요구 하고 있었다. 왜 수사를 하지 않았는지 묻자 묵묵부답이었다. 나주경찰서도 공공의 의(義)을 위해서 존재한다. 언론도 지향하는 바는 같다.

도대체 나주 경찰서의 사회악에 대한 기준과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는 사태가 아닌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회악을 고발했던 기사가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 훼손 죄가 성립한다면 대한민국 모든 언론의 입은 자물쇠를 채워야 맞다.

또한 공공의 안녕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나주경찰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글에 메스(mes)를 들이댄다면 온전한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냐는 물음이다.

다시 법리(法理)에서 따지자면, 그 기사가 ‘비방할 목적’인지 아니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부족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비방할 목적 보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분명하고, 분명하다면 그 기소 의견은 적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고 크게 잘못 된 것이다.

나주 경찰서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사회악의 일소는 최전선에 있는 경찰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다.

나름의 역할에 충실 하고자 하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지만, 사회 정의에 대한 의식의 부재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나주시에서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이 지역 외의 청(廳)이나 서(署)에서 다루어진 전례를 보자면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정의사회 구현은 당신들 손에 달려 있다는 다른 말이다. 

언론에서 사회악을 지적했는데 사회악에 대한 척결의지 보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조사는  누가 보아도 납득하기 힘들다. 다시 나주 경찰서의 사회악에 대한 기준을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