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지난 6.12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당선 무효가 된 나주·화순 배기운 국회의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한마디로 전형적인 기획수사였다는 것이 시중의 정평이었으며, 그 중심에는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항상 최인기 전 의원의 이름도 함께 거론되곤 했었다.

어째든 나주에서 최초로 국회의원이 사법적 판단에 의해 그 막중한 직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지역민들은 상대적 허탈감과 당혹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정작 큰 문제는 이제 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배 의원의 선거법 위반 등의 낙마를, 호시탐탐(虎視耽耽)하던 인사들이 하나 둘 나주를 고향이랍시고 찾아와 얼굴 알리기에 급급한 이면에는, 평소 고향이라는 단어조차 잊고 살다가 고향에 기대어 권력을 잡아보자는, 얄팍한 처신으로 두꺼운 낯짝을 들이밀고 있는 이유는 중앙 정치의 질 나쁜 속성과 습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광주 시장의 전략공천이란 허울이 얼마나 많은 파장과 호남민의 자존심에 큰 생채기를 안겨 주었는지 말로서 형용할 수 없는 자괴감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의 지도자를  떳떳한 우리의 손이 아닌 몇몇의 머리 큰 놈들의 작란(作亂)에 의한 강요된 선택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5·18 민주희생정신의 배반이기도 했다는 의미다.

이제 잘못되고 삐뚤어진 공천은 바로 잡아야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다. 중앙정치라는 논리의 피해자가 지방정치라면 정치역사는 거꾸로 흐르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그들만이 필요한 정치가 결국 수권(授權) 즉, 민심 이반(離反)을 불러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가장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여 오는 7·30 국회의원 나주·화순 재선거에서 후보는 반드시 지역민들의 절대적 민심을 물어 그에 합당한 인물이 지역을 대변해야 해야 옳다.

지난 6·4 광주 시장선거와 같이 상명하복(上命下服)으로 후보를 결정 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없고 헌정치민주연합만 남는다는 것을 무섭게 알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민심뿐이다.

이 민심이란 것이 중앙정치의 그 잘난 머리에서 생성 되어지는 것 아니라 지역민들의 한 땀 한 땀 정성스런 마음이라면, 자기네들 마음대로의 정치를 그들은 심히 두렵게 여겨야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언하자면 중앙에서 햇가(권력)에 맴돌다 느닷없이 공천장 하나 달장 들고 와서는 고향이랍시고 찾아와 표를 달라는 것은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짓이다. 또한 중앙정치의 가장 잘 못된 폐단이 바로 민심과 상반된 공천(公薦)이다.

공천이란,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이라고 사전은 적고 있는데, 이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한다는 것이 전략공천이라면 대한민국은 관련 선거법을 개정해야하는 것이 맞다. 과거 전두환 체육관 선거처럼 하면 되는 간단한 일 아닌가? 공천을 선거구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자기네들 멋대로 칼춤이고 표만 찍으라?  이것이 비정상이며, 몰상식의 표본이다.

이러니 끼리끼리 해 처먹다 터진 세월호 참사는 언제든 다반사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일제 식민통치는 하느님 뜻이라고 큰소리치는 인물이 국무총리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다시 말 하자면 새정치민주연합 나주·화순 7·30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는 당연히 민심에게 물어야 될 일이다. 경거망동으로 전략공천을 들고 나와서는 민심의 이반은 보나마나다.

명심할 일이다. 전략공천이라는 허울로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라는 ‘댄서의 순정’은 안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