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을택시(무상택시)가 전국 지자체장 후보들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5년 전 전국 최초로 마을택시 조례안을 발의한 정찬걸 전 나주시의회 부의장을 만나 나주 마을택시가 ‘10일 천하’로 끝나버린 사연을 들어본다. 당시 민주당(나주·화순 지역위원장, 최인기 의원) 시의원 7명은 ‘무소속 시장 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질타 속에서 마을택시 운행에 관한 조례안 개정안을 부결시킴으로써 마을택시를 운행 10일 만에 무산시켰다.<편집자 주>

김재식 국장(이하 김)- 안녕 하십니까? 정찬걸 전 부의장님.

요즘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에서 불어 닥친 “무상교통‘ 공약이 전국적인 화두가 되었고, 여러 후보들이 앞 다투어 이 공약을  베껴내기 시작 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마을택시 조례를 발의하신 정찬걸 전 부의장님(이하 정)을 모시고 당시의 조례제정 상황과 마을 택시가 운행하다 10일 만에 멈춰버린 속사정을 들어 보기 위해 모셨습니다.
 
김- 반갑습니다. 먼저 정 의원께서 대한민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말 하고 있는 것처럼 당시에는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을택시 조례안을 발의하여 재정 하셨는데 그에 대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정- 특별한 이유라기 보담 나주시의원으로서 시정에 참여하다보니 시민 편의에 대한 관심이 깊었습니다. 우리 나주는 도농이 혼제된 지역이다 보니 농촌지역에서 거주하시는, 특히 노인분들의 ‘이동권 제약’에 생각이 미치자 무상으로 마을 택시가 운행되면 교통약자에 대한 불편이 획기적으로 해소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또한 인구수에 비해 택시가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택시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생계대책, 한발 더 나아가 벽지나 오지의 비수익 버스 노선을 정리해 줌으로서 버스회사 부담도 줄이고 나주시 예산도 절감시키는 등 네 가지 효과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신정훈 나주시장과 혼연일체가 되어 추진되었습니다.

김- 그때가 언제 쯤 입니까?

정- 민선 4기 막바지, 그러니까 2009년 1월 쯤 될 것입니다.

김- 나주시 예산절감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정- 이동권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을 조사해 보니 약 62개 마을이 다른 마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태였습니다. 62개 마을에 버스가 운행 되었을 때 연간 8억여 원이 소요 되는 것으로 조사 되었고, 마을 택시를 투입 했을 때는 그 보다 1/3수준인 3억여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리고 버스회사에서도 연간 예산 8억여 원으론 수지타산이 안 맞아 버스투입을 꺼려하는 당시 상황이어서 굉장히 좋은 시책이었다고 봅니다.

마을택시 운행 10일 만에 중단, 파행 주범은 당시 민주당 시의원들?

김- 그렇게 좋은 시책이 10여일 만에 중단되어 버렸는데, 당시의 정치 상황이 어떠했기에 마을택시 운행 중단이란 사태가 벌어졌습니까?

정- 표면적 이유는 ‘선거법 위반’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 대상, 범위 등을 규정하지 않아 금품제공행위로 볼 소지가 있다는 나주시선관위의 판단이었습니다. 하여 나주시는 선관위가 요구한 위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여 마을 택시 재 운행을 추진했지만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떼거리로 나서 2010년 지방선거를 위한 선심성 조례라며 발목을 잡아 조례가 개정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김- 관련 조례 개정안은 선거법에 저촉 되지는 않았습니까?

정- 당시 개정안에 대해서 나주시의 검토 요청에 선관위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회신 했습니다.

마을 택시를 멈추게 한 후반기 나주시의회의장은 강인규씨

김- 아니 2008년 8월에 나주시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마을택시 조례안이 불과 10개월도 안 지나서 개정안을 상정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 되었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정- 네에 있죠.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은 최인기씨였고, 후반기 시의회의장은 강인규씨였습니다. 2008년 7월, 나주시 의장으로 취임 할 당시에는 마을 택시 조례에 대한, 민주당 나주지역위원회에서 특별한 하달(?)이나 대책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09년 6월, 지방선거가 불과 1여년 앞으로 다가오자 신정훈 시장을 제어하기 위해 민주당 나주지위원회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마을 택시를 멈추게 했다는 것이 당시 지역사회의 여론이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였던 무소속 신정훈 시장이 마을택시로 주가가 상승하면 민주당 소속 나주시장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여지가 더더욱 좁아지기 때문에 시민들의 편의보담 집단의 이익에만 집착한 나머지 마을 택시가 멈추게 된, 주된 까닭이라는 시민들의 비난이 당시 거세게 일었습니다.

또한 강인규 나주시의회 의장의 책임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민을 위한 소신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최 의원이 2010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의원들의 생사여탈권(공천)을 쥐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하면(개정안 부결) 공인(公人)으로서 자격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김- 2009년 6월 1일  관련 개정안 투표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정- 마을택시 개정안은 찬성6명, 반대7명, 기권1명으로 부결되었습니다. 반대쪽에 표를 던진 의원들이 전부 민주당소속 의원이었는데, 강인규 의장, 김철수, 강정숙, 박영자, 정광연, 김종운, 김세곤 의원 등 이렇게 7명이었습니다.

김- 뒤이어 있었던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위 7명의 운명(?)이 궁금합니다.

정- 글쎄요, 그건 쉽게 예단 할 수 없지만 강인규 의장은 나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임성훈 후보에게 지고, 김종운 의원과 김철수 의원만 컴백했습니다. 마을택시 조례 개정안의 부결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한 부분도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치지 않았나 하는 추측입니다.

김- 마지막으로, 요즘 전국적으로 무료 버스나 무상택시, 또는 100원 택시가 화제 거리입니다. 전국최초, 원조 마을택시 조례 발의자로써 지금 심경은 어떻습니까?  

정-여하한 선출직 공직자의 마음가짐은 시민을 위한 당당한 대의(代議)자로서 앉으나 서나 시민의 편의가 무엇인지 항상 화두를 생성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위임해준 권한(의원)을 시민들을 위해서 행사하지 않는다면 능력 부제가 아니라 인성(人性)의 한계입니다. 즉 염치를 모르는 모리배(謀利輩)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주 시민을 위한, 가치 있는 정책(마을 택시)이 정치공학적으로 희생된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 합니다. 나주시민들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들을 뽑아 주신다면 마을택시는 다시 긴 어둠을 뚫고 신나게 달릴 것입니다. 감사 합니다.